[뉴스핌=문형민 기자] "백만불 연봉 받는 애널리스트 실험이 실패한 겁니다"
삼성증권 임원을 역임한 다른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홍콩법인 규모 축소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일 홍콩법인의 홍콩주식 중개 서비스를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홍콩주식 세일즈 인력을 한국주식 세일즈 인력으로 전환하고, 리서치 인력 조정 등으로 100여명에 달하는 홍콩법인의 직원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증권사 도약을 목표로 홍콩법인을 확대할 당시 삼성증권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가야할 방향이지만 만만치 않은 도전이라는 게 이유였다.
당시 논의 과정에서 한 임원은 "글로벌 전략이 성공하려면 최소 6년간 적자를 감수하고 정해진 스케줄대로 묵묵히 노력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의 글로벌 전략은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통'이 컸다. 홍콩에서 홍콩거래소의 라이선스를 받아 현지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업무 등을 영위하는 종합증권사로 키워 글로벌 IB와 겨루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부족한 네트워크, 브랜드, 영업력 등을 확대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수였다.
예를 들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글로벌 IB에 근무하는 우수 애널리스트를 영입하려면 훨씬 더 많은 연봉을 지불해야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작아질 것이고, 이는 성과급 하락으로 이어지므로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하게된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연봉 100만달러를 받는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리서치와 세일즈 인력을 대거 영입, 100여명에 이르는 진용을 갖췄다. 2009년 당시 리먼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글로벌 IB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그나마 싸게(?) 영입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고비용 구조는 예상했던 대로 삼성증권에 무거운 멍에가 됐다. 좋은 인력을 갖췄다해서 영업이 하루 아침에 급성장할 수는 없기에 홍콩법인의 재무제표는 적자의 연속이었다.
증권업 담당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삼성증권 홍콩법인의 수익은 500억원 가량인 반면 비용은 1000억원에 달했다. 연간 400억~500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했다. 삼성증권이 연간 3000억원 정도의 이익를 내는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이번 결정을 '현명한 판단'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나선 해외에서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일본의 노무라가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수십년간 노력하고,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했지만 여전히 자리를 못잡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을 좀 더 꼼꼼하게 따지고 준비해야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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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