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은행의 ‘돈맥경화’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은행권이 유럽 금융회사에 대한 신용 고삐를 보다 강하게 조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으로 주변국 국채 발행 금리와 수익률이 지난해 말 이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부채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내달 실시할 예정인 ECB이 2차 장기저리대출 규모가 최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1월 미국 은행의 70% 가량이 유럽 금융회사에 대한 신용라인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은행권은 국내 규제 강화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영난을 겪는 유럽 금융회사의 비즈니스를 잠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스페인의 자금 유출 규모는 심각한 유로존 자금 경색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페인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이 국채와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에서 해외 자금이 총 510억유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순유출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 241억유로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오는 2월말 실시할 예정인 ECB의 장기 대출 규모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4890억유로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골드만 삭스는 유로존 은행권이 1조유로에 이르는 대출을 신청할 것으로 보이며, 부채위기가 해결의 가닥을 찾지 못할 경우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트레이더의 평균 전망치인 3250억유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제로 유로존의 일부 대형 은행은 ECB 대출 자금을 1차 신청금보다 두 배 늘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국 정책자들은 은행권이 유럽 시장에 대한 신용 요건을 강화한 데 이어 국내 기업 및 가계 여신도 축소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