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이번 워크아웃건은 박 부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통한 겁니다. 시나리오대로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박 부회장의 리더십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지요.”
팬택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라는 긴 터널을 뚫고 새롭게 비상할 채비를 갖췄다.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허리띠를 졸라메고 불철주야 노력한 결실의 댓가인 셈이다.
워크아웃 졸업의 중심에는 입지적 인물인 박병엽 부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박 부회장의 팬택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은 재계사정을 다소라도 아는 이라면 다 수긍한다.
박 부회장은 업계 안팎에서도 몇 안되는 ‘의리파’에 속한다. 매사 일처리 역시 시원시원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하다. 사석에서는 나이, 직위를 막론하고 그와 어깨동무를 할 수 있을만큼 격이 없다는게 겪어본 이들의 증언이다.
이 같은 성격의 박 부회장이 금명간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경영 복귀'를 공식화한다. 어찌보면 '사의표명'만 했으니 '경영복귀 선언'이 아귀가 안맞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박 부회장이나 팬택에서는 이동통신,단말기업계의 귀를 세우게 했던 사의 표명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박 부회장 전격복귀’, ‘승부사 기질 통했다’라는 표현으로 그의 경영술을 치켜세우는 게 어색하기도 한다. 기자만의 생각일까.
'사의 표명'사건에서 기자는 신뢰를 중시하는 박 부회장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썼다. 기업을 위한 '희생'을 읽었기때문이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이 이미 계산된, 그것도 미리 짜놓은 계획처럼 전개되고 급기야 '경영 복귀'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자 박 부회장의 언행을 다시 되돌아보게 됐다. 사의 표명 하루만에 채권단의 워크아웃 졸업 합의, 워크아웃 1주일을 남기고 사의 철회, 경영복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전환사채 발행 등 모든 것이 톱니바퀴 돌 듯 진행됐다.
팬택 홍보실은 사건초기에는 “박 부회장 사의 표명은 아무도 몰랐다”며 당황했고, “부회장이 직접 퇴진 의사를 밝혔으니 번복하겠냐”며 정황을 설명한 바 있다.
박 부회장 역시 건강상 이유와 스톡옵션 포기를 앞세워 "지쳤다"면서 쉬고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수차례 피력했다.
이런 팬택이 채권단의 워크아웃 졸업 일자를 확정함과 동시에 박 부회장 띄우기에 나서자 일순 당혹스러웠다. 자신들이 당시 외부를 향해 어떤 말을 했는지, 그 여파가 얼마나 큰 것인지 망각한 채 '박 부회장 경영복귀'라는 나팔을 너무나 당당하게 불어서다. 기업과 기업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이 모든게 잘 꾸며진 박 부회장의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라면 무작정 선의의 해석만 내리기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의 이번 승부수를 기업가의 '묘수'라기 보다 정치꾼에 어울릴 법한 ‘꼼수’라고 표현한다. 그동안 그를 알던 사람들은 이번 ‘사의 표명 해프닝’ 이후 박 부회장를 다시 보게 됐다고 한다. 어떤 배경에서든 "놀랍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사의 표명'과 '경영 복귀'흐름에서 분명 자신의 명예보다 회사를 위한 희생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그에게 휘둘렸다는 느낌이 남아 개운치가 않다. 팬택과 박 부회장의 건승을 비는 마음은 여전하나 앞으로 그들이 던지는 말을 어느 선까지 받아줘야 할지가 기자에게는 숙제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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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