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고종민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동양생명의 인수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인수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계 자본이 인수하면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또 기존 주주들은 공개 매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외국계 보험사 적극적 가격 제시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표면상 드러난 외국계 후보자는 미국 푸르덴셜생명·캐나다 매뉴라이프·캐나다 썬라이프 등 세 곳이다. 특히 매뉴라이프는 올해 2월 그룹 차원에서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 보험사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
수면아래에서는 영국 PCA그룹도 거론되고 있다. 토니 윌키(Tony Wilky) PCA그룹 아시아본부 보험부문 사장은 지난 8월 31일 한국 생명보험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금융사의 인수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국내 인수 희망 그룹으로 꼽히는 한화-대한생명·우리금융지주·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에 고민을 주는 가격과 방카슈랑스 비중이다.
동양생명 매각 주체인 보고펀드는 주당 2만6000원 이상의 가격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1만4150원(23일 종가 기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최소 83.74%에 달하는 셈이다.
또 금융지주사는 높은 방카슈랑스 비중(30% 이상)을 가진 동양생명에 지나친 프리미엄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정 지주사가 인수하면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판매채널이 모회사로 국한될 수 있다는 것. 방카슈랑스는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다른 금융부문의 판매채널을 이용해 자사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전략이다. 이번 인수로 대한생명의 생보 업계 2위 굳히기를 위해 나선 한화그룹도 내부적으로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외국계 보험사들은 생보사의 내재가치(EV)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해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펀드 입장에서는 주가와 상관없이 EV로 평가하는 외국계 생보사와 원하는 가격으로 매각 협상을 더 쉽게 할 수 있다. 인수 자금 약 2조원(주당 2만6000원 가정)에 국내와 외국계 자본의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
외국계 보험사들은 보고펀드에 상장폐지 가능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개 매수는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줘야 해 공개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자진 상장 폐지는 대부분 외국계 주주의 장내외 매수를 통해 진행된다. 외국계 주주들은 경영권 독립·자율 배당·자율적인 경영 전략 수립·상장유지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국내 상장사를 자진 상폐 시켜왔다. 공개매수 프리미엄 지불이 간섭받는 비용보다 낫다는 것.
대표적인 예는 지난 2003년 10월15일 상장 폐지된 극동건설이다. 당시 최대주주인 KC홀딩스는 극동건설의 지분 91.3%를 보유하고 있었고 소액 주주 지분율은 8.7%(250만9479주)였다. KC홀딩스는 보통주와 우선주 공개매수에서 각각 11.06%의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최근에는 TV브라운관(CRT)용 유리 전문 제조업체인 한국전기초자를 들 수 있다. 한국전기초자의 최대주주인 일본 아사히글라스는 지난해 10월 공개 매수가 5만5000원으로 지분 매입에 나섰다. 5만5000원은 공개 매수 선언 당시 1주일 동안의 거래량 가중 평균 종가에 19.6%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금액이었다.
동양생명의 경우에도 외국계로 피인수 되면 공개 매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정 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급등하면 투자자들의 주의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고펀드 측이 가격을 중시하고 있어, 외국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며 “외국계로 인수시에는 공개 매수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가가 기업 가치 이상으로 급등하면 공개매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