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심리적 불안감 상당기간 지속
- 실물부문과 달리 금융, 자본시장은 변동폭 확대로 지속적인 불안감 표출
- 세계시장에서 한국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구축 기반마련 시급
북한 김정일 사망이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다른 정치적 사건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단순히 이 사건만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위축되거나 금융 및 외환시장 불안으로 금리가 크게 오르고 원화약세가 지속되진 않을 것이다.
또한 한반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추세적으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는 것도 타당하지 못하다.
향후 1년간 KOSPI와 금리, 그리고 환율은 어느 수준을 유지할 것인가?
우선, 몇가지 가정을 해본다.
첫째, 대규모 군사적 충돌은 없다. 둘째, 외환 및 금융위기도 없다. 셋째, 북한 경제체제의 급격한 몰락은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 및 금융지표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탈을 충실히 반영해 나갈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연평균 1900 포인트 이상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리와 환율 수준도 연평균 기준으로 본다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심리적 불안은 지속될 것이다. 향후 북한의 정치, 경제적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질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물부분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
특히 수출은 세계경제의 펀더멘탈 변화를 충실히 반영해 나갈 것이다. 만약, 수출기업들이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원화가 약세로 간다면 오히려 수출은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실적을 나타낼 것이다.
내수는 다소 위축될 수 있으나 지금보다 현저히 나빠지진 않을 것이다. 이미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 및 자본시장은 다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추세적 변화는 없더라도 일시적인 충격은 피해가기 힘들 것이다.
전반적으로 금리와 환율, 그리고 주가지수의 변동 폭이 커지고 평상시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 크게 확대되는 경우도 흔하게 나타날 것이다.
또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더욱 꺼리게 될 것이고 특히 자금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자금상황은 지금보다 악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이다.
만약, 내년도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들어가고 유럽부채문제도 해결기미를 보인다면 지금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시장의 불확실성 수위가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
소위 말하는 통일비용 부담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줄어들고 정치적 사건으로 인한 외국투자자들 동요도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다.
오히려 지금 생각하는 악재가 호재로 바뀔 가능성도 높다.
시장에선 통일비용부담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반대로 통일 후 한국이 갖고 있는 성장잠재력에 대한 기대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좋아지면 좋은 면이 더 크게 비추어지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은 불행하게도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은 우리나라에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유럽부채 문제는 고약하게 꼬여있다. 문제의 핵심은 서로 믿지 않는 불신이다.
때문에 단기간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고 더 이상 나빠지지만 않아도 다행이다.
실물 경제도 내년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추이를 보면 북미와 유럽국가들은 캐나다 등 소수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분기별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모습니다.
아시아는 다소 상황이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추세적으론 싱가폴, 말레이지아 등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상황이다.
일시적으로 북한내 정치적 상황이 악화되고 세계경제의 위축으로 수출이 증가율이 시장기대치 보다 낮아지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외국자금도 서서히 빠져 나가기 시작할 것이고 국내 금융시장 유동성은 악화될 것이다. 물론 환율은 오르고 주가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다.
한 마디로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은 세계시장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시험은 일시적이겠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자칫 상상하기도 싫은 악순환(vicious cycle)의 고리로 연결될 수도 있다.
시험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무난히 통과하는 위해선 정부가 세계시장에서 신뢰를 쌓을 만큼 투명성과 함께 일관되고 합리적인 긍정적 신호(signal)를 지속적으로 내보내야만 한다.
우선,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능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일부 금융권의 부실 등 부정적 현안문제를 신속히 매듭 짓고 더 나아가 향후 부실요인들을 사전에 찾아 제거해 나가려는 위기관리 능력을 적극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세계금융시장에 주는 아주 중요한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차분히 그러나 신속히 이루어 나가는 모습은 더 큰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다. 신뢰의 구축은 위기관리를 위한 초석과도 같다고 본다. /
윤두영 더 키투웨이 경영전략컨설팅 부사장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