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신 분야 장악력 높아, 해외사업도 물꼬
[뉴스핌=배군득 기자] SK텔레콤이 이틀간 마라톤 회의 끝에 하이닉스 인수 입찰참여를 결정지었다. SK텔레콤 임원진들은 마지막까지 고뇌를 거듭하다 본입찰 마감 50분 전에 최종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지난 2001년 8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10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을 계기를 마련했다.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는 STX가 포기 의사를 내비치면서 단독입찰이 급물살을 탔다. 순조로운 인수 진행이 예상되는 등 10년간 끌어온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았다.
그러나 본입찰 이틀을 남기고 모회사의 압수수색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경영진의 고민이 시작됐다.
이 같은 위기 속에도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통신시장 변화를 찾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 한 만큼 비통신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고착화 된 통신시장이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과 개방화가 이뤄지면서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년간 연매출 11조~12조원에 머무는 등 통신시장 규제로 인한 수익 모델에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최근 2년간 스마트폰 도입으로 SK텔레콤과 경쟁사 격차가 줄면서 더 이상 통신시장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명분으로 통신 시장의 점유율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분명한 한계가 온 만큼 통신시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와 콘텐츠 사업에 집중할 가능성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스스로 통신시장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라며 “정부가 통신시장 활성화보다 규제를 우선한다면 기업 생존권을 위해 통신시장을 포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에 가장 기대를 거는 것은 해외 사업이다. 매번 해외 진출에서 쓴 맛을 본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절실하게 붙잡으려는 목적 중 하나로 꼽힌다.
SK텔레콤의 해외 도전기는 눈물겹다. 지난 2006년부터 미국, 베트남, 중국 등에 의욕적으로 진출했지만 모두 수천억원대의 적자 구조를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철수했다.
하이닉스는 이런 SK텔레콤에 매력적인 기업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부동의 2위를 고수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인수 후 비메모리에 집중하더라도 해외에서 브랜드 가치는 오히려 SK텔레콤보다 더 뛰어나다.
SK텔레콤은 내수 시장에서 치열한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도체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2위의 업체”라며 “세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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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