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유로화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지만 사실상 통화의 취약성은 달러화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유로화의 경우 유로존의 위기로 약화되는 모습이지만 올해들어 1.30선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1.38선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으나 유로화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불균형의 문제여서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 글로벌 위기 이후 대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성장률 하향을 염려하면서 여전히 제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아울러 유럽 경제가 재정위기 속에서 경기침체에 빠질 여지가 있고 신흥국 역시 경기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경기도 주춤하고 있어 미국 경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달러화의 약세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유로화, 유럽 위기 불구 상대적 견조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다시금 고조되는 침체 위기에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준(FED)이 향후 경기 부양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내년도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QE3)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달러의 부담이 유로화보다 더 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4일 유로/달러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 50분 현재 1.3816달러로 뉴욕외환시장의 종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해외시장에서 유로화는 ECB의 금리인하 등으로 하락 변동성을 보인 뒤 그리스의 국민투표안 폐기 조짐을 보이자 상승세로 마감했었다.
그렇지만 유로화는 유럽 상황이 점차 혼란에 빠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ECB가 금리를 25bp 인하한 데 대한 시장 반응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증명했다.
그리스의 제2차 구제금융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비롯한 정치적 혼란으로 주식시장은 요동을 친 반면 ECB의 금리 결정이 나온 뒤 유로는 제한적 매도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ECB의 마리오 드라기 신임 총재가 유럽이 "완만한 침체"에 직면해 있다고 밝힌 뒤에도 유로/달러는 1.38달러 위에 머무르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유로존 부채 위기가 채권시장을 뒤흔들고 있으나 외환시장은 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의 폴 로빈슨 FX리서치 글로벌대표는 "유로존의 위기는 유로화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독일과 주변국 간의 내부적 불균형을 더 많이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달러에 부담
그러나 달러화는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일본 당국과 스위스국립은행(SNB)이 각각 엔화와 스위스프랑 추가 절상을 저지하고 나선 덕분에 달러화는 지난 8월의 저점에서 반등한 상태다.
하지만 올 한해 성적으로 비추어 면 달러화는 여전히 약세다.
올 들어 현재까지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3% 넘게 빠진 상태이고, 주요 통화 대비로도 3% 정도 내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럽발 위기를 틈타 상대적 안전자산 매력을 내세워 혜택을 볼 수도 있었던 달러화가 충분히 반등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화가 연준의 행보에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가안정과 고용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연준이 추가 완화쪽으로 기울고 있어 달러화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기존의 제로 부근으로 동결했다.
벤 버냉키 의장은 추가 완화의 한 형태인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추가 매입하는 것이 경제를 뒷받침 할 "실행 가능한 옵션"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버냉키 의장은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해 입장 표명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QE3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달러화에는 추가 부담을 안겼다.
QE3는 리스크 자산 거래를 부추겨 그만큼 안전 자산인 달러화의 매력이 줄어들게 된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전략가는 "달러화에 대한 주요 악재는 연준이 이례적으로 추가 완화에 나서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달러화의 절상을 가로막지는 않겠지만 유로화의 추가 매도세를 막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 유럽의 경기침체도 달러화에는 악재
신흥시장국들의 경기 둔화와 더불어 유럽의 경기 침체 역시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지지부진한 이상 연준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열어두려 할 것이므로 달러화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유로화가 약화될 것으로 보지만 지난해 그리스 부채위기가 발발했을 당시 기록했던 유유로/달러의 저점인 1.19달러까지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로빈슨은 "향후 3개월에 걸쳐 유로/달러가 1.3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는데, 1.30달러는 지난 1월 기록했던 올해 최저치 수준에 불과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데이빗 우 통화리서치 및 금리부문 대표는 유럽의 국가부채 우려와 ECB의 금리 인하는 유로화에 부담이 되겠지만, "연준이 QE3를 시작하고 이머징국가들이 계속해서 달러화 이외의 통화 다각화를 시도한다면 내년 말 유로/달러는 1.40선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러스킨은 유로화가 심각한 약세를 나타내려면 "유로존 핵심이 붕괴해 유로화로부터 자금 이탈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