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정지서 기자] 자산운용사의 헤지펀드 기준이 슬그머니 변경됐다. 수정된 기준에 따라 헤지펀드가 가능한 자산운용사 숫자가 늘게 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기준이 ‘사모펀드 수탁액’에서 ‘일임자산을 포함한 총액’으로 바뀜에 따라 보험계열 자금 비중이 높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수탁액 4조원 이상’이던 자산운용사의 헤지펀드 자격 조건을 ‘사모펀드, 공모펀드, 일임자산 수탁액 합계 10조원 이상’으로 수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1개 기관 단독일 경우도 있고, 채권 비중이 높다는 측면에서 다소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반영됐다”며 "좀 더 종합적인 운영능력을 보는 차원에서 총액 기준으로 변경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변경된 기준안에 따르면 2곳이 탈락하고 4곳 정도가 추가될 전망이다. 변경 기준안의 핵심 관건은 일임자산의 포함 여부다. 일임자산을 포함한 총액 기준으로 변경하면 계열사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사들이 유리해진다. 새로 추가된 4곳은 모두 일임자산 규모만 따져도 이미 총액 기준선 1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새로 추가될 4곳은 교보악사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ING자산운용, 알리안츠자산운용 등이다. 이들 모두 수탁액중 일임자산 비중이 비교적 높은 운용사들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NG자산운용의 경우 일임자산 규모가 15조 2297원(8일 기준)으로 전체 수탁액의 85%에 달한다. 알리안츠자산운용 역시 11조 5291억원으로 78% 수준이며 교보악사자산운용도 수탁액의 60% 정도가 일임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같은 기준 변경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임은 말 그대로 계열사의 돈을 그냥 맡기는 것인데, 일임이 많다고 해서 그들이 운용을 잘해서 돈이 많이 모였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운용 능력을 평가해야 하는 기준에 일임자산을 포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외형은 크지만 사모펀드 수탁액 비중이 낮아 기존 자격 조건에서는 배제됐던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강한 수정 요구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대형사들의 요구와 함께 시장초기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기준 변경이 추진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임 자산을 배제한 데 따른 일부 대형사들의 컴플레인이 있었고, 금융당국도 신뢰도 높은 대형사가 초기 시장을 형성하는 게 안정적일 것이라는 시각으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C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인가를 두고 운용사와 자문사의 기준이 이렇게 차이가 나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직 알수 없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불안함을 대형사 위주로 채우고 싶어하는 당국의 입장을 확인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업계 반발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기준 변경에 대한 업계 반발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개별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따지다 보면 정책을 만들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실무적으로 이번 수정안은 거의 확정안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수정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변경에 따라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배제됐지만 결과적으로 헤지펀드가 가능한 자산운용사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규제 완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초 기준이 너무 타이트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 같고, 일임자산을 포함해서 기준이 다소 완화되는 것은 업계 의견들이 반영되는 과정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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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