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KT가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인 가격정찰제 페어프라이스 제도가 당초 의도와는 달리 가입자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가 조사한 8월 휴대폰 번호이동에 따르면 KT는 9243명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내줬다. 계절적 비수기에 단행된 페어프라이스 정책이 경쟁사의 외면속에 KT가 생각한 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 판단이다.
통신시장에서 전통적인 비수기인 7~8월에 페어프라이스 정책을 내세웠지만 일선 판매점에서 제조사 보조금을 통한 판매량 늘리기에 나서며 KT를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점은 KT 페어프라이스 정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비수기 시즌에는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KT가 모든 단말기의 판매 가이드라인을 27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공짜폰을 팔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월부터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 구형 단말기를 팔기 위해서는 보조금을 최대한 풀어서 가입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S가 보조금 60만원을 책정했다면 KT는 가이드라인 규정에 따라 27만원 이하로 판매 할 수 없다. 판매자는 27만원의 마진을 남길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용산이나 테크노마트 등 휴대폰 밀집 지역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상황에 따라서 보조금 60만원을 전부 가입자 유치에 사용할 수 있다. 판매자는 통상 10~15만원 안팎의 마진을 남기는데 비수기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수월하다.
KT 페어프라이스가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또 하나의 원인은 업계의 반응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행 한달이 넘었지만 이 제도에 동참 의사를 밝힌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페어프라이스로 인해 경쟁사 실적만 상승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KT 페어프라이스 제도가 제조사, 통신사, 정부, 판매점에 호응을 얻지 못하면 가입자 이탈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10월 LTE 스마트폰과 신제품이 출시되면 일정 판매금을 보장해주는 페어프라이스 제도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8월 번호이동 시장에 KT의 가입자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페어프라이스 제도가 아직 시장에 정착하지 않았다는 것은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선 판매점에서 페어프라이스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당분간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며 “KT가 가을 통신시장에서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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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