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23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연안에 규모 6에 가까운 강진이 발생했을 때, 월가에는 주가가 폭락 양상을 보이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JP모간 체이스가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혹자는 하필 이런 소문이 지진과 함께 나타난 것은 월가의 '신'이 자연이나 시장에서는 어떤 깜짝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계시를 보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날 24/7월스트리트와 같은 일부 매체들은 미국 정부가 1000억 달러이 우선주 투자나 BofA의 자산 풀 전반에 대한 지급보증을 통해 이 같은 인수합병(M&A)를 지원할 것이란 구체적인 내용까지 전했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가뜩이나 '대마불사(too-big-to-fail)'와 관련된 도덕적 해이 문제 때문에 금융기관의 규모나 범위를 축소하는 마당에 이 같은 대형은행의 탄생을 정부가 주도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관련법 상으로도 이런 대규모 합병은 허락될 수 없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분석가 앤소니 폴리니는 "어떤 은행도 자기자본비율이 문제가 된다고 해서 무너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며, BofA는 현금 및 유동성 자산이 4000억 달러 이상으로 2008년 위기로 인해 주가가 현재의 수준일 때와 비교하면 무려 3배는 된다"고 지적했다.
폴리니는 "따라서 JP모간의 BofA 인수 루머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 미국의 리글-닐법(1994년)에 따르면 미국내 단일은행은 국내 예금의 10% 이상을 차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미 JP모간의 예금이 미국 전체의 8%에 이른다는 점에서 BofA와 같은 대형은행을 인수하도록 정부가 허락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법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당국자들은 금융기관 몸집을 줄이기 위해 예금비중 한도 외에 부채 비중 역시 10%를 넘지 않는 쪽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24/7월스트리트는 미국 재무부가 다른 정부기관들과도 협의 중이며 관련법 적용을 일시 유예하고 합병을 추진한 뒤에 자산을 매각해 법률을 준수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역시 아닌 것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인지 BofA의 주가는 이날 장중 6% 급락했다가 마감까지도 2% 가량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BofA는 최근 추가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란 관측과 또 컨트리와이드 인수에 따라 보유한 법률적 채무 등이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들어서만 BofA의 주가는 54%나 폭락했으며, 시가총액은 700억 달러나 증발했다.
한편, 이날 IT버블 당시 유명세를 떨쳤던 헨리 블로짓 전 애널리스트는 '비즈니스 인사이더' 블로그를 통해 BofA가 약 2000억 달러 정도 자본 부족 상태에 있으며 이로 인해 무너질 위험에 처해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위기 당시 유력 금융 애널리스트로 부상한 딕 보브 로치데일의 분석가는 "최근 금융주 급락세로 인해 연초에 모든 걸 팔라던 내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BofA는 증자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지금 청산해도 가치가 남아돈다. 지금이 매수할 기회"라고 말해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