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이번에 발표된 유로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서 유럽의 정책 당국자들은 몇 가지 핵심적인 문제점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조사한 바로는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 상각이 이뤄진 상황에서 유럽 27개 은행이 자기자본비율을 7% 이상 유지하려면 약 820억 유로(미화 1550억 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런 분석은 당국의 테스트 결과 8개 은행에 대해 약 25억 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힌 유럽은행감독청(EBA)의 발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크레디스스위스와 같은 분석을 수용한다고 해도 1조 유로에 달하는 지역 금융기관의 자본에 비하자면 820억 유로는 8%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의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이런 안이한 판단은 큰 실수가 될 수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우선 정책 당국자들은 유럽 은행권이 새로운 자본을 끌어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스 은행들은 약 330억 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하지만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는다면 이 자금은 추가 구제자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서 은행들의 일반대출 손실 위험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탈에 따르면 크레디아그리콜과 BNP 파리바, 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등 독일과 프랑스의 주요 은행들의 피그스(PIGS) 국가에 대한 대출 익스포저는 핵심 자본의 20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테스트 결과에서 은행들의 유동성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문제 국가들의 부실 채권 상각으로 은행들의 조달 비용에 미칠 2차 영향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채무 위기로 담보물의 가치 절하와 함께 중앙은행의 펀딩 능력이 약화되면서 각 정부의 지원 능력도 떨어져 신용 경색이 진행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약 5개월간 그리스 은행권에서는 약 180억 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갔으며 아일랜드와 포르투갈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신문은 부족한 자금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유로존 금융권의 위기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부채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은행권의 위기 역시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