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11일 한국시간 오후 7시부터 유럽 최고위 당국자들이 그리스에 대한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브뤼셀에 모인다.
하지만 이들은 상황이 악화되어 위기가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로 이전되지나 않을까 하는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헤르만 판 롬파위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측은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 의장인 쟝-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와 유럽위원회(EC)의 주제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 쟝-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올리 렌 유럽 경제통화담당 위원 등이 긴급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그리스에 대한 제2차 구제 금융 가능성과 이탈리아에 대한 위기 전염 우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긴급 회동은 17개국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 회의의 그리스 구제금융 논의를 앞두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EU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이번 회동에서 이탈리아 문제가 논의되지 않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이탈리아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면서 현지 언론들은 "검은 금요일(Black Friday)"란 표현을 지면 상단에 올렸기 때문.
지난 주말 8% 가까이 폭락한 이탈리아의 우니크레디트 은행의 주식은 이날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늘 15일 발표되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은행주들도 크게 밀렸다.
은행주가 크게 하락하자 유럽 3대 경제국이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이탈리아로 위기의 불똥이 번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탈리아가 문제가 될 경우 현재 구제 기구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이탈리아 국채와 독일 국채 사이의 스프레드는 258bp로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탈리아 국채인 BTP 수익률이 5.5%~5.7%대로 상승하면서 재정 조달에 큰 부담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유로/달러는 채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다시 1.40달러 선을 하향 돌파해 단기적으로 1.35달러 선까지 후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었다.
금융시장은 또한 지난 주말 루머가 나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과 서로 뜻이 맞지 않아 장관을 교체할 것이란 관측에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지는 이날 익명의 ECB 관게자를 인용, 이탈리아를 구제할 수 있으려면 EFSF 규모가 1조 5000억 유로까지 현재보다 두 배 정도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에 대한 제2차 구제 금융 가능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부문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그리고 핀란드 등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과 보험 그리고 여타 민간 기관들이 최대 300억 유로까지 그리스 지원 비용을 부담히도록 강제할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주 간 국제금융협회(IIF)를 대표로 세운 민간 은행권과 협상을 통해 모든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대처방안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초기에는 프랑스의 제안처럼 민간이 그리스 채무의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 되었으나 여의치 않게 되자 독일이 그리스 채권의 장기물로의 스왑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스 채권을 매입한 뒤 처분하는 방안도 논의되었다.
하지만 이들 방안에 대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모두 '디폴트' 혹은 '선별적 디폴트'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히자 문제가 복잡해졌다.
ECB는 어떠한 디폴트도 수용할 수 없다고 독일의 입장을 지지했다. EFSF가 그리스에게 자금을 빌려주어 국채를 상환하는 식으로 할 수도 있지만, 이는 관련 규정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 변경을 위해서는 각국 의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제2차 구제금융으로 가기 위해 상환 혹은 스왑 방식을 지지한다면 이는 사실상 일시적인 디폴트 상황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된다.
이와 관련해 한 유로존 고위 관계자는 그리스가 9월까지 바라는 2차 구제금융을 더 늦추기 힘들며, 이럴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가 더욱 악화되고 이는 더욱 감염이 확대되는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자신들도 가능한 빨리 추가 그리스 구제금융을 진행하고 싶은 입장이지만, 민간 부문이 따라주지 않아 어렵다는 구실을 내세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