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액자산가 시장 두고 삼성 우투 한판 전쟁 예고
- 우투, PB고객 실질 자산규모 삼성 수준까지 올라서
- 껍데기 메릴린치PB센터 인수 논란속 '국내용' 지적도
[뉴스핌=홍승훈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한국 메릴린치 PB센터를 통째로 사들이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외국계출신 PB(프라이빗뱅커) 일부를 영입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PB센터 전체를 인수한 것은 최초 사례다. 아직 최종 인수대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싸이닝보너스 등 11명의 기존 메릴린치 PB 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비용을 포함하면 인수하는데 200~300억원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평균 관리고객 자산 규모가 1억불(한화로 약 105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메릴린치 PB. 증권업계는 우투가 글로벌 굴지의 PB센터를 인수한 것이 국내 고액자산가에 대한 공략의 일환이라고 본다. 현재 이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힌 삼성증권과의 한판 경쟁을 염두에 둔 포석 측면도 있다.
현재 우투의 총 고객자산은 149조원. 이 중 법인자금을 뺀 리테일부문이 87조원이며 이 안에 13조원 가량이 소위 '돈이 되는' 금융상품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삼성(총 고객자산 170조원, 리테일자산 108조원, 금융상품자산 30조원)에 비해선 크게 부족한 상태다.
자산관리영업을 통한 이익도 삼성에 비해 우투는 한참 뒤쳐진다. FY2010년 기준 삼성증권의 자산관리부문 수수료수익은 3361억원 가량이지만 우리투자증권은 895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투는 이번 메릴린치PB센터 인수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 이번에 우투가 인수한 메릴린치PB센터의 1조원 남짓 고객자산 규모다. 여기에 현재 우투의 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대상 영업을 하는 PB센터 '프리미어블루' 고객자산을 합치면 약 3조원에 이른다.
이같은 규모는 삼성의 고액자산가 대상 SNI점포 4곳의 자산(약 5.2조원)에 비하면 규모가 적지만 소위 '돈이 되는' 금융상품 자산만 보면 우투가 1.5조원, 삼성이 1.75조원으로 엇비슷한 수준이 된다.
물론 전제조건은 있다. 메릴린치PB센터의 핵심 PB인력들이 우투로 합류해야 하며 이들 PB의 고객자산도 그대로 옮겨와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를 위해 우투 또한 인수과정에서 메릴린치 PB인력의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한 몇 단계의 조건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 이동률 HNW그룹장은 메릴린치PB센터 인수와 관련, "갈수록 치열해지는 PB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차원"이라며 "메릴린치PB센터 11명의 PB 전원이 우리쪽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그룹장은 자산관리시장내 오랜 경험과 내공을 갖고 있는 메릴린치PB들과 그들이 보유한 고객자산을 동시에 인수하는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 프라이빗뱅커들의 기대와 우려는 엇갈린다.
대형사 WM부문 한 임원은 "유능한 PB 몇명을 영입한 것이 아닌 PB센터를 통째로 인수한 것을 보면 고액자산가를 보유한 메릴린치 PB들, 그리고 오랜 자산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메릴린치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산관리시스템을 동시에 갖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며 "이 두가지가 모두 충족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외국계증권사 PB로 근무하다 국내사로 이직한 PB(임원급)는 "유능한 PB 한명을 키우는데 소진되는 에너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통째로 인수하는게 유리할 수 있고 홍보효과도 있다"며 "메릴린치 PB들이 확보한 고객을 유치한다는 자체가 우투로선 시너지가 클 수 있다"고 전해왔다.
그는 이어 "자산운용이 아닌 세금문제, 소송 등 국내서 발생하는 이슈에 상대적으로 약한 외국계회사의 한계를 감안할 때, 현재 메릴린치 고객으로 있는 국내 고액자산가들은 어느 회사 고객보다 PB와의 신뢰도가 높고 끈끈한 게 사실"이라며 "이들 PB들이 모두 우투로 온다면 기존 메릴린치PB센터 고객 자산도 그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너지를 예상했다.
이와 동시에 우려섞인 지적들도 쏟아졌다. 국내시장에서 외국계PB의 영업 현실이 상당히 어렵고, 또한 메릴린치가 한국내 PB사업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이미 유능한 PB들 일부가 메릴린치를 떠났다는 분석이다.
외국계증권사 한 PB는 "외국계PB의 국내 영업에 한계 때문에 한때 30여명이 넘던 메릴린치 한국PB센터 인력이 지금 10여명으로 1/3토막이 났다"며 "이 과정에서 유능한 인력들이 많이 떠났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우투의 메릴린치PB센터 인수가 결국 '국내용'에 불과한 전략이라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증권사 한 리테일담당 임원은 "100년이 넘는 자산관리 영업 및 마케팅노하우를 보유한 메릴린치의 실제 자산관리시스템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들이 보유한 국내 일부 고액자산가들의 자산만을 인수한 상황이라면 결국 국내용에 불과할 것"이라며 "우투의 글로벌 자산관리시스템 및 서비스 도입이란 발표는 공수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증권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자산관리시장, 특히 프라이빗뱅킹시장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증가속도는 제한적"이라며 "과거 메릴린치 브랜드와 우투로 바뀐 브랜드 상황에서 어떤 트랙레코드를 보여줄 지 현재로선 지켜보는 것 외에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라고 중립적 시각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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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