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한 때 세계에서 최고의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된 바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유로존 금융 시장에 중요한 교훈을 던졌다.
지난주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은 그리스 국채 보유자들의 손실로 인한 금융권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는 해법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
이는 지난 10주 동안 독일 정부가 그리스 채무 위기를 구조조정하려던 노력이 실패했음과 동시에 유로존과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을 더 확산시킨 결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8일 지적했다.
결국 이번 위기는 채무 위기임과 동시에 금융권의 위기로 남게 됐으며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그리스 디폴트 여부와 관계없이 더 종합적인 위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게 됐다.
그리스의 디폴트를 주장했던 메르켈 총리와 유로존 정책지도자들은 이번 위기 상황이 단순히 그리스라는 주변국 국채 보유자들의 위기보다 더 큰 양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하면 그 타격은 쉽게 계산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리스 국채에 대한 자산감소, 즉 헤어컷으로 인한 손실과 함께 신용디폴트스왑(CDS) 시장 붕괴로 인한 비용을 합친다 해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이는 은행권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한 부실의 전염 리스크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 같은 리스크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주변국들의 국채 스프레드가 높아지면 아무리 은행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고 해도 시장에서의 자금확보 비용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주변국의 은행들은 시장 자금조달을 중지하고 유럽중앙은행(ECB)에 전적으로 자금 공급을 의존하거나 내부적으로 대출이자를 올려야만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경제 성장은 타격을 입고 재정 상황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위기 가능성의 전염 현상으로 인해 유로존 주변국인 이탈리아 증시의 은행주들은 무디스의 자금 조달 우려 등 등급하향 조정 가능성 등으로 인해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미리 터졌어야 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로존은 이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대처를 함으로써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다는 것.
그리스 정부가 긴축안 통과에 실패하면 당장 디폴트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며 이에 따라 유로존은 그리스에 또다른 긴급 자금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ECB는 그리스 국채의 담보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그리스 금융시스템의 몰락을 반드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또한 위기 전염 양상을 보이고 있는 유로존 주변국들에 대한 추가적인 채무 보증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ECB의 지원을 촉발시키게 된다.
또한 그리스가 긴축방안을 승인한다 하더라도 유로존은 여전히 멍에를 벗을 수는 없다. 유로존은 이 보다 더 규모가 큰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포괄적이고 신뢰할만한 구제금융 방식은 유로존 전체의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 밖에는 없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메르켈 총리는 민간 은행권에 헤어컷을 부여할 수도 없게 되고, 문제에서 벗어나지도 못하며 위기의 조기 차단 가능성마저도 저버린 셈이 됐다.
이 같은 결과는 메르켈 총리에게는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결과로,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