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금융당국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키로 한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만약 한 기관투자자가 증권사 스팩 공모에 참여한 직후 주가급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큰 시세차익을 누렸다면 윤리적 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까.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선 스팩이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직후 주가가 이유 없이 급등한 후 급락하는 패턴이 자주 나타났다. 이에 주가급등시 추격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으며 기관투자자들의 매도행위가 도마에 오른 것.
하지만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의 매도행위 자체는 정당한 행위라고 입을 모은다. 스팩의 주가 이상급등시 기관투자자의 매도가 단기적인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들 역시 이해관계자로서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A운용사의 한 경영관리본부장은 "운용사 역시 대변해야 할 고객의 이익이 있기 때문에 공모로 참여했다면 매도 행위 자체는 정당하다"며 "투자자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가격에 팔고 사는 것이 시장의 이치"라고 언급했다.
기관투자자는 집합투자업자로 투자자에 대한 의무가 있기 때문에 투자이익을 실현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신의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김갑래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스팩투자에 대한 금융윤리적 접근'이란 발표를 통해 "자본시장 참가자로서 시장질서 유지의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는 기관투자자가 명백히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하여 투자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은 시장의 합리적 가격탐색 기능을 실천한 것으로 비윤리적 금융투자업자로서의 행위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결국 지나치게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적정 가격을 찾게 되면 잠재적인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스팩 투자자금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기관투자자들의 단기 매매가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B운용사 고객자산운용부장은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스팩에 대한 고유 성격이 실현되기 전에 투자금이 빠지면 어느정도 손실 가능성을 남에게 전가시킨 셈"이라며 "자금의 성격상 단기 차익거래는 스팩과 투자자들 모두에게 마이너스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 역시 "이같은 현상은 비단 스팩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단기 차익을 노리는 거래는 정당하지만 스팩의 원래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금융당국은 스팩 IPO시 기업인수 후 이익을 실현하는 중장기 투자를 권장한다"며 "기관들의 매도행위를 지적할 순 없지만 적어도 중장기 투자를 한다는 믿음이 있는 만큼 상장 하자마자 파는 것은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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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