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일괄매각 방침이 17일 오후 발표되면서 증권가는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우리금융 인수후보로 꼽혀온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이 이미 불참 의사를 보인데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어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는 산은금융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PEF(사모펀드전문회사)를 통한 산업자본의 우리금융 입찰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시스템 리스크 등 산업자본의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지극히 낮은 게 사실.
결국 유일하게 인수의지를 내보인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벌써부터 산은금융의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달라진 입찰요건, 산은 인수를 위한 수순?
일단 증권가에선 우리투자증권 인수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삼성, 미래에셋, KB, SK증권 등 증권사들의 인수 및 합병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과거 분리매각 가능성이 소멸된데다 입찰요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날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을 우리투자증권과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자회사들과 함께 일괄매각키로 했다고 공식 밝혔다. 최저 입찰 규모도 지난해 '4% 지분 인수 또는 합병'에서 '30% 이상 지분 인수 또는 합병'으로 변경됐다.
결국 10조원 남짓인 우리금융 시가총액을 감안할 때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선 최소 3조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서 사야한다. 더욱이 현실적으로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57%에 달하는 지분을 모두 인수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6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치면 인수에 드는 총 비용은 7조원이 넘어선다.
더욱이 지난해 말 실패한 우리금융 매각작업의 원인 중 하나가 금융지주회사법이었는데 최근 정부가 이를 완화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 즉 금융지주회사가 다른 금융지주회사를 소유할 때 지분 95% 이상을 인수하도록 규정하는 법에 대해 최근 금융위는 산은금융처럼 정부가 소유한 기업에 한해 지분 인수 하한을 50%로 완화하는 특례규정을 신설키로 했다. 이 또한 시장에서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시나리오를 높게 보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A사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융지주회사법에 대한 완화방침과 금일 일괄매각 방침은 결국 우리금융을 산은에 넘기기 위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며 "PEF를 통한 산업자본의 컨소시엄 입찰 가능성도 결국엔 시스템 리스크로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즉 대출이 주업무인 은행을 산업자본이 가져갈 경우 특혜 대출 등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가 불가피하고 PEF의 경영권 행사도 향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어 산업자본에 넘기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란 설명이다.
◆ 대우 우투 합병 가능성 의견 '분분'
이같은 매각 시나리오를 전제로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가져갈 경우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증권업계의 판도도 한바탕 격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B사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산은의 우리금융 인수를 전제로 봤을 때 대우와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며 "두 대형사의 합병으로 점유율 20%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며 현재의 증권업계 판도가 다시 짜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우수 증권인력과 고액자산가 등 고객이 대형증권사로 몰릴 가능성이 높고 이를 신호탄으로 기존의 대형증권사들의 공격적인 대응으로 업계 판도가 다시 짜여진다는 논리다.
반면 산은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더라도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을 예단하기엔 무리라는 관측도 있다.
C사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는 "대우와 우투를 합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자산'과 '자본'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두 회사를 합쳐 자산을 키울 것인지, 한 쪽을 되팔아 다른 한쪽을 키울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세부적인 밑그림이 나오지 않아 현재로선 대형 증권사간 합병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분리매각에서 일괄매각 방식으로 전환되며 우리금융 매각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벌써부터 대우와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시 불가피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양사를 합칠 경우 인력이 6000여명에 육박하는데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다르지 않은 양사 전략을 감안할 때 지점과 본사를 포함해 많게는 1/3에 가까운 인력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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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