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제공 콘텐츠 수십 개 불과
방송사 “제작비 회수는 어쩌라고”
[뉴스핌=박영국 기자] 일반 2D TV에 비해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씩 더 주고 3D TV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실망이 크다. 3D TV만 있으면 매일 다양한 콘텐츠를 생생한 입체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즐거움은 단 며칠 뿐, 길어야 일주일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종 조사기관에서 3D TV 시장 확대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에 비해, 정작 소비자들이 원하는 콘텐츠 공급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D TV를 통해 즐길 수 있는 3D 콘텐츠는 스마트TV 기능에 포함된 VOD 서비스를 통해 공급받는 게 대부분이지만, 그 숫자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별도 구매할 수 있는 영화 등의 타이틀도 극장에서 개봉 후 한참 뒤에야 시장에 나오는 만큼 숫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월부터 3D VOD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제공되는 콘텐츠 숫자는 30여개에 불과하다. 연말까지 7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지만 이 역시 일 주일에 한두 편 감상하기도 부족한 수준이다.
LG전자 역시 이달부터 교육, 뮤직, 키즈, 게임 관련 3D VOD서비스 시작할 예정이지만, 이를 통해 공급되는 콘텐츠는 50여개에 불과하다.
사실, 콘텐츠 부족 문제를 전적으로 TV 제조사 책임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콘텐츠 분야가 ‘전공’이 아닌 삼성전자나 LG전자에게 영화사나 게임업체, 엔터테인먼트업체 등과 제휴를 맺는 것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3D TV는 모두 2D 콘텐츠를 3D로 전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이 기능을 활용할 경우 3D로 촬영된 콘텐츠에 비해 입체감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장시간 시청시 눈의 피로도도 훨씬 높다는 한계가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의 2D→3D 전환 기술에 대해 2.2D 수준에 불과하다고 폄하했으나, 현재 LG전자가 채택하고 있는 전환 기술 역시 3D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공중파 방송에서 3D 방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박두식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퓨처IT연구소 그룹장은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3D 글로벌 강국 도약의 길-현황과 육성방안’토론회에서 “3D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3D 방송이 조기에 실시돼야 한다”며, “3D 방송이 실시되면 콘텐츠도 늘어나 산업이 발전하는 증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승종 LG전자 상무 역시 이날 “디지털 TV시장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세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비결 중 하나는 디지털방송 조기 실시였다”며, “이런 맥락에서 공중파 3D 방송 조기 실시는 3D 산업 성공의 핵심 키워드”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사들은 아직 3D 방송 실시에 대한 구체적인 스케줄도 마련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적 여건이나 채산성 등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MBC 관계자는 “3D 콘텐츠를 제작할 여건이 안되고, 제작을 한다고 해도 막대한 제작비를 회수할 방법이 없다”며, “공중파로 3D 방송을 하려면 별도의 주파수가 있어야 하는데, 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LG전자와 스마트TV 콘텐츠 서비스 협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서도 “3D 콘텐츠의 경우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게 아니라 현재 MBC가 보유한 일부 콘텐츠를 매장에서 홍보용으로 제공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BS 관계자 역시 “지난해 시범방송 이후 3D방송 관련 스케줄이 잡힌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TV 제조사들은 3D TV 시장 확대를 위한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공중파 3D 방송이 조기 실시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중파 방송사들은 3D TV 보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적, 비용적 한계를 무릅쓰고 3D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란 속에서, 이미 3D TV를 구매했거나 구매 예정인 소비자들이 당분간 높은 구매비용을 부담한 대가로 얻을 수 있는 메리트는 3D 영화 몇 편과 뮤직비디오 몇 편을 감상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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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