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지난 2008년 갤런당 4달러로 치솟으면서 수요가 급격히 감소, 세계 원유 가격이 이후 5개월간 배럴당 100달러 넘게 폭락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 유가 급등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면서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충분한 이유가 존재한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자동차 운전자들이 분노를 나타내고 있고 워싱턴 정가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를 촉발할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는 아직 이르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2008년 이후 티핑 포인트가 크게 올라갔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남가주대학(USC)의 소비자 행태 전문가 라스 페르너는 "2008년에는 갤런당 4달러의 휘발유 가격이 거의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느껴졌었지만 지금은 다르게 인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8년에는 휘발유 가격이 4달러에 이르면서 수요가 급속히 줄어들었지만 이제는 휘발유가격이 5달러가 되어야 그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데자뷰(기시감) 효과를 제외하고도 휘발유 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하지 않을 이유는 다른 곳에서도 찾을 있다.
최근 연료 절약형 자동차들이 많이 개발됐지만 아직 구입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인들이 보유한 승용차의 평균 연령은 10년이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중고차가 신차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의 판매량은 신차를 3 대 1의 비율로 앞섰다.
미국 경제가 급속도로 후퇴했던 2008년과 달리 미국의 고용시장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이는 더 많은 직장인들이 자동차를 몰고 출퇴근하게 됐으며 휘발유 가격 상승을 그만큼 덜 걱정하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2007년 정점에 달한 뒤 이후 13%, 또는 하루 평균 120만 배럴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고유가가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NewsPim]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