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자본통제 가이드라인 도입 제안에 대해 신흥개발국 정책당국자들이 반박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신흥국가의 당국자들은 IMF가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오히려 자국의 정책을 규제하려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IMF의 정책운영 위원회는 외래자본 규제 및 세제 조정 등을 통한 자본 통제 가이드라인 채택에 대해 논의했으나 신흥국들의 반발로 인해 다음 회기까지 관련 결정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IMF는 그동안 각국의 자유로운 자본 흐름을 통제하는 정책에 대해 반대해왔으나 최근 방향을 선회해 단기적으로는 자본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IMF 당국자들은 무엇보다 신흥개발국들로 자본 유입이 늘어나면서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또한 현지 통화가 절상돼 수출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대한 IMF의 지침은 자본 통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금리 및 통화 정책, 정부 예산 조정 등의 정책도구 등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국 경제 장관들은 이같은 제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 자국 정책에 대해 선진국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 브라질과 터키 등 주요 개발국들은 이미 과거부터 해외 자본 유입을 규제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브라질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해외자본 유입으로 인한 변동성 급증 상황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이를 제한하려는 어떠한 정책 가이드 라인이나 규제방침, 행동지침 등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자본 규제에 대한 의견 차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개발국과 경기침체를 맞고 있는 선진국 사이의 자본이동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논란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흥개발국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정책을 통한 자본 잉여 정책을 비판한다. 반면 선진국들은 문제의 본질이 중국 당국이 위안화 통화가치 절상을 제한하는 점과 투기적 자본이 신흥경제로 유입되는 현상 등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IMF 위원회는 자본 유입의 원인에 대해 더욱 집중하면서 문제를 분석한다는 입장이지만, 브라질 만테가 재무장관은 자본 통제를 자위권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금융위기에 책임있는 일부 국가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행동지침을 만들어 자신들의 책임을 각국들에게 부담시키려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IMF의 제안에 대해 "좋은 출발로 보인다"며 "일부 신흥국들은 엄격한 환율 정책을 운용하고 자본통제와 함께 외환보유고를 일반적인 수준보다 크게 확대하려 하는데, 이로 인해 자유 변동환율제의 자본계정이 개방된 나라로 자본흐름이 크게 증가하는 등 환율 절상과 인플레 압력 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MF는 최근까지도 자본통제에 대해 반대해왔으나 최근 신흥개발국들에 대한 글로벌 핫머니 유입 현상으로 인해 정책 기조를 자본 통제 수용 쪽으로 전면 수정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자본 통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인간의 기제는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법"이라고 지적했다.
IMF의 자본통제 가이드라인이 채택되더라도 IMF 차관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에는 큰 영향력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은 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IMF의 가이드라인 설정에 찬성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 결국 자본통제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하는 장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를 대변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앙헬 구리아 총재는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규제는 만들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국가들이 스스로 선택한 정책을 못하도록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안전 지대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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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