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장순환 기자] 현대그룹이 예상을 뒤엎고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시장은 냉담하게 받아들였다.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 계열사는 물론 현대건설 주가는 모두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비싼 데다 현대그룹의 자금조달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은 달랐다. 다들 내다팔기 바쁠 때 외국인들은 하한가까지 내려간 현대그룹 관련주와 현대건설을 순매수했다.
이에 시장은 왜 외국인은 샀을까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고민에 빠졌다. 물론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현대상선 50만4940주, 현대건설 12만 7597주, 현대증권 28만1000주, 현대엘리베이터는 9506주를 각각 순매수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지난 9월말부터 꾸준히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있다. 9월20일 13.59%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전날까지 15.80%로 높아졌다. 전날 순매수량은 이달들어 최대규모였다.
이에 대해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특별히 지금 매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외국인들의 매수 이유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역시 "외국인이라도 지금 살 이유는 없어보인다"며 "프로그램매매를 위한 포트폴리오에 현대상선이 포함됐을 수 있지만 매수규모가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실제 현대그룹의 인수가 확정된 이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과도한 인수가격과 이에 따른 차입 부담 그리고 궁극적으로 현대건설에서 가치가 유출될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의 표현이다.
오는 12월부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에 현대상선을 포함한 4개 종목이 새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번 리뷰 결과는 이달 최종거래일인 오는 30일 장 마감 후 반영돼 이튿날인 12월1일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의 매수를 불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형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인덱스를 따라 일정 수준의 비중으로 외국인들의 매수가 들어 올 것"이라며 "실제 인덱스 비중에 반영이 이달말부터 되기 때문에 현재의 외국인들의 매수는 향후 매수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MSCI한국지수에서 현대상선의 비중이 크지 않고, 지금 당장 사야만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것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하다는 반론도 있다.
오히려 지금의 하락을 과도하다고 판단한 외국인들이 저가매수의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시장의 실망감은 현대차그룹의 인수보다 시너지가 덜하다는 것이지 기본적인 회사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며 "가격이 싸냐 안싸냐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치의 훼손 없이 주가가 단기간 10%이상 급락한 것은 좋은 기회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했다. 즉 현대그룹과 우호적인 세력이거나 연관있는 검은머리 외국인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17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외국인은 현대상선을 순매도하는 반면 현대건설, 현대증권 등은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역시 현대상선이 하락한 반면 현대증권,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는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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