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첫날 1197.50원을 찍은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달 동안 60원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심리적 지지선인 1140원이 지난 29일 뚫린 바 있어 시장에서는 연중 최저치인 1100원선까지 추가하락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글로벌 달러 약세, 글로벌증시 랠리 등 대내외 여건이 원화강세와 이머징마켓 통화들의 초강세를 이루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로 대변되는 최근 외환시장의 화두는 단연 '글로벌 환율전쟁'이다.
미국이 정책적으로 달러 약세 기조를 유지하고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면서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환율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지난 15일 엔화 강세를 방어하기 위해 6년반 만에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고, 신흥시장국의 대표주자인 브라질 또한 공식적으로 시장개입을 천명하고 있어 환율을 둘러싼 국가간 갈등 양상이 전세계적인 수준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브라질에 이어 한국, 대만 등 신흥국들의 외환시장에 대한 개입도 '도미노 게임'처럼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향후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속도조절용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중점을 뒀던 한국의 외환당국도 적극적인 개입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달러약세·위앤화 절상 불가피, "외환당국 적극적 개입 어려울 것"
글로벌 환율전쟁의 주요 이슈는 중국의 위앤화 절상문제다.
미국은 글로벌 달러의 약세를 용인하면서 지속적으로 중국에 대해 위앤화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이 무역보복 조치를 통해 맞서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위앤화 절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이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아시아통화와 원화에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조만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의 '더블딥' 같은 경기하락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양적완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외환전문가들은 앞으로 달러 약세가 더 진행될 것이고, 이런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서 원/달러 환율도 더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위앤화 절상은 어떤 식으로든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에 주요 아시아통화들의 강세기조가 바뀌기는 힘들 것이고 그 영향으로 원화도 강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국내은행의 딜러도 "결국은 달러가 약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위앤화 절상도 불가피해 아시아통화의 강세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본과 브라질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속화되면서 신흥국들의 외환시장 개입도 '도미노' 양태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일본중앙은행(BOJ)의 외환시장 개입 이후 동반개입이 가능한 국가 중 하나로 대만과 한국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환율급락을 막기 위한 속도조절용 스무딩오퍼레이션 정도에 그쳤던 국내 외환당국도 원화 강세를 방어하기 위해 좀더 적극적인 태도로 전환하지 않을까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국의 외환당국이 원화 강세를 막는 시장개입을 적극적 또는 공세적으로 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중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1월 서울 G20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시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중국, 일본과는 달리 한국으로서는 미국과의 정치적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개입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본다면 외환당국의 개입이 쉽지 않아 눈치를 봐야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 외환당국의 개입) 용인을 하지 않을 것이고 최근 스탠스를 유지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도 "위앤화 절상이 지속될 경우 원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개입가능성이 높기는 하다"면서도 "그렇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공조를 통한 개입이 아니라면 스무딩밖에 별도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섣불리 시장개입에 나섰다가는 외환당국이 시장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국제적인 투기자본에 기회를 주게 되고, 이는 오히려 원화강세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어 외환당국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이 딜러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정치적인 이해관계도 묶여 있어 대외적으로 강한 개입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양국이 어떤 식으로 환율문제를 풀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당국이 강력한 개입을 할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받을 수 있다"며 "대외적인 압력을 고려할 때 외환당국이 스무딩 스탠스를 유지하는 쪽을 유지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