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포지션 자료를 인용, 헤지펀드 등이 약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국 10년물 국채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으로 전환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CFTC의 주간 포지션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미국 국채 선물은 6만 3000계약 '넷 롱(Net Long)' 포지션이 형성됐다. 포지션 균형이 순매수 쪽으로 선회한 것은 200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몇 달간 경제가 취약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위험회피에 따른 안전자산으로의 도피가 지속된 결과로 판단된다. 올해 초에 시장에 만연했던 경기 회복 기대감에 비하면 현격한 정서의 변화다.
그런데, 포지션을 빠르고 기민하게 변화시키는 투기세력들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미국 국채시장에는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먼저 왕성한 국채 수요는 장기 금리를 하락시켜 지금처럼 경기 회복세가 취약할 때 미국 정부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의 조달 비용 부담을 낮추도록 해준다.
그러나 거래 포지션의 급격한 변화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수익률에서 채권 금리가 다시 빠르게 반등하는 등 변동성을 유발할 위험도 존재하는 것이다.
노무라증권 인터내셔널의 공동 수석 채권전략가인 제프 마이클스는 "투기세력들이 국채 랠리에 항복선언한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이미 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다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화요일 뉴욕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금리는 2.621%를 기록했다. 올해 4월 초에 일시 4% 선을 상향돌파한 뒤 수익률이 꾸준히 하락했다.
이런 수익률 하락 추세를 따라 많은 채권 약세론자들이 강세론으로 진영을 바꿨다.
올해 초에 장기 재무증권에 대해 비관적이던 미국 최대 채권펀드 핌코(PIMCO)는 경기 회복이 생각했던 것보다 취약하다면서 5월 이후에는 장기 채권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최근 모간스탠리는 10년물 금리 연말 전망치를 200bp 이상 하향 조정한 3%로 설정하기도 했다.
더구나 파올로 펠리그리니와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 저명한 헤지펀드 매지너들도 미국 재무증권 시장에 대한 잘못된 매도 베팅을 뒤늦게 커버하며 펀드를 접는 수모를 겪었다.
◆ 금리 바닥에서 매수세력 혼잡. 좋은 것만은 아냐
다만 RBS증권의 미국 국채전략가인 윌리엄 오도넬은 CFTC의 포지션 변화는 재무증권 시장에 매수세력이 너무 많아진 것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지난 주말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고용지표 때문에 금리가 10bp 일시 급등한 것은 이미 금리가 충분히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오도넬은 10년 금리가 8월 하순 기록한 2.418%의 저점을 깨고 내리려면 거시지표 결과가 훨씬 더 악화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더블딥' 우려가 줄어든다면 채권 금리는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다른 위험은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전망에 있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이 재무증권을 대규모로 매입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는데, 거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이런 기대가 후퇴한다면 또한 채권가격은 단기적으로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의 마이클스는 "금리 전망에 비관적이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리스크/보상 면에서 순매수 포지션을 취하기는 싫은 장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