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코 손실 9개 은행 72명 임직원 징계 확정
[뉴스핌=변명섭 기자] 감독당국이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에 대해 문책경고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강 전 행장은 제재일로부터 3년간 금융기관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어 사실상 금융계에서 퇴출됐다.
기관으로서 국민은행은 '기관경고'를 받았다. 기관경고는 영업정지나 영업점 폐쇄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민은행이 향후 신규사업 인허가시 제약이 가해지는 등 불이익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키코판매로 인해 고객들에게 손실을 입힌 9개 은행에 대한 무더기 징계도 확정됐다.
◆ 강정원 전 행장 중징계 확정 88명 징계 확정 '사상최대'
19일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강정원 전 행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전·현직 임직원 88명의 징계를 확정하고 국민은행에는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강 전 행장과 전·현직 부행장 등 10명이 문책경고 등 중징계를 받았고 나머지 직원 78명은 견책이나 주의 등 경징계에 해당하는 조치를 받았다.
이같은 징계규모는 은행권에서는 사상최대 규모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이 유동성 문제 등을 지적한 실사보고서를 무시하고 낙관적인 분석만을 경영전략위원회에 보고해 4000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커버드본드 손실 1300억원을 포함해 최소한 53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점이 인정됐다.
금감원은 손실금액이 자기자본의 3.8% 정도여서 10% 이상 손해를 끼쳤을 때 징계수위인 업무 집행정지까지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국민은행측 사외이사는 또한 새로운 전산기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결을 받는데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인정됐다. 이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방조혐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금융사고 축소 보고 행위도 적발됐다. 지난해 3월 256억원의 거액 손실이 발생했으나 감사업무가 소홀했고 1억원 사고로 축소 보고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고서를 강 전 행장이 직접 보고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지시도 직접 내렸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여러 징계사유 중 BCC 투자건이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 키코 손실 9개 은행 임직원 무더기 징계 확정
그간 차일피일 미뤄졌던 키코 손실책임 은행의 징계 수위도 확정됐다.
금감원은 우리, 하나, 외환, 씨티, SC제일, 산업, 대구, 부산은행 등 9개 은행 임직원 72명을 징계했다. 이중 4명은 감봉 등 중징계를 조치가 취해졌다. 나머지는 견책 및 주의 조치를 받았다.
기업들이 연간 수출 예상액의 125%를 넘어선 규모의 키코 계약을 한 것은 은행의 과실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부터 14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KIKO 거래 실태를 조사한 후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제재 안건을 상정했지만 은행과 기업간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심의가 유보됐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3일 키코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기업 측이 낸 10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법도 같은 달 8일 본안 소송 첫 판결에서 은행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번 금감원 결정은 은행책임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중소기업과 은행간 118건의 민사소송 등에 향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를 받지 않고 고위험 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입은 것으로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끼쳤다"며 "이날 제재는 민사소송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