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행권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금리상승을 통해 유동성을 줄이려는 입장인데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는 오히려 시장유동성 확대 가능성을 키우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정부차원의 부동산 정책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향후 금융정책방향 기조까지 흔들지는 못한 결과가 나왔다.
결국 금융정책을 통해 건설경기를 부양하려던 정부의 의도는 금융상황을 유심히 관찰해 정책판단에 나서는 금융위원회까지 설득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금융위는 경기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지 않는한 DTI 완화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금융위 입장은 시장 전문가들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 금융위, 공식입장 자제 속 기존입장 고수 가능성 커
금융위는 DTI 완화 반대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정부와 마찰이 큰 것 아니냐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애초 자신들의 입장이 DTI 완화를 완강히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뜻도 전달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던 만큼 금융위 입장도 정부와 같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애초에 우리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지 않았는데 DTI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비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향후 입장과 관련해서도 그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어 뭐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간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잘 협의해 나가면서 더 나은 금융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 실물경제를 책임지는 금융위 입장에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투기지역은 40%대, 그외 서울지역 50% DTI가 설정돼 있는데 상반기 기준 주택담보대출자의 평균 DTI는 20% 초반에 머물고 있다. 정책적으로 단순히 %를 늘린다고 해서 대출이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
금융위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해볼 때도 DTI를 확대했을 때 실물에 미치는 부작용이 건설경기 활성화 실익보다 더 크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선진국에서도 DTI 규제와 비슷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도입하는 추세이며 DTI 규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탈출을 앞당길 수 있었던 성공한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 꺾인 적 없는 가계대출 증가세 "오히려 강화할 때"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은행과 비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64억 279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6조 2873억원 늘었다. 이러한 수치는 2006년 12월 7조원이 늘어난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다.
특히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1.4%로 DTI 규제가 완화되면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심리가 강화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금리 상승기에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결국 이러한 부담요인은 고스란이 가계 및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화증권 박정현 연구원은 "DTI는 은행건전성을 잡아주던 제도인데 DTI가 완화되면 은행의 외연성장을 이룰 수는 있지만 가계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결과도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빠졌는지를 봐야하고 오히려 DTI를 완화할 경우 투기목적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살펴야하는 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박 연구원은 "가계부담이 결국 은행건전성 악화로 전이되고 이는 또다른 자산거품 가능성으로도 이어지는 흐름이 나온다는 점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 임상수 연구위원은 실물경제 악화를 우려하며 DTI 완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결국은 리스크 관리를 해야한다는 측면을 본다면 DTI 완화는 투기적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또한 "DTI의 경우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DTI를 완화하기는 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