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관호 회장은 지금의 대한전선의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대한전선이 변하고 있다. 손관호 대표이사 회장이 오면서 부터다. 손 회장은 SK그룹 전신인 선경(선경합섬) 시절부터 SK케미칼, SK텔레콤, SK건설 등에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전략 재무통이다.
최근 변화된 분위기에 대해 대한전선 한 임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최근 한달여 대한전선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일에 대한 열정은 두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손 회장은 경험있는 관리자 CEO로서 문제의 핵심을 누구보다 잘 캐치한다. 또 회사를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하고 있다. 회장으로 오신 이후 임직원들이 주말도 반납하고 팀워크로 뭉쳐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그의 열정이 서서히 하부조직까지 스며들고 있다"
손 회장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실 손 회장은 지난해 SK건설을 끝으로 직장생활을 접었다. 미국서 1년여 쉬고 있었다. 환갑이 넘은 그로선 봉사활동이나 저작활동 등의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왔다고 한다.
이렇듯 직장생활을 일단락했던 그를 다시 재계 CEO로 돌아오게 한 이유는 뭘까.
손 회장은 이렇게 털어놓는다. "처음엔 몇 차례 고사했죠. 다만 개인적으로 뭔가를 할 수도 있었지만 사회에서 저를 필요로 하고 원한다면 부족하지만 나의 가치와 능력을 보여주는게 맞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또 대주주(설윤석 부사장, 30세)가 제 둘째와 동갑이더군요. 젊은 사람이 어려워진 회사를 어떻게든지 회복시키고 성장시키려는데 제가 도움이 된다면 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후 두달여 동안 불철주야 뛰며 대한전선의 어려움을 하나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손 회장은 "처음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임직원들이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가 잘 적응하는 것 같다"며 "기업의 전략과 방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행력에 중심을 두고 스피디한 의사결정을 해나가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를 통해 회사로선 무엇보다 연내에 재무구조 약정에서 벗어나는게 일차 목표다. 상반기에만 차입금 6000억원을 상환한데 이어 하반기에 4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갚고 재무구조약정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인복(人福)을 강조했다. "직장생활 하면서 즐거운 것 중 하나가 주위에 계신 분들이 열심히 해주는건데 그런 면에서 제가 복이 많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이 회사에서도 열심히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대한전선이 어려워진 이유에 대한 분석도 빠뜨리지 않았다. 지나친 성장드라이브를 지목했다.
"안정과 성장이 균형있게 가야하는데 오랜시간 이것이 깨졌던 것 같다. 지나친 성장 드라이브 전략이 문제였는데 다행스러운 것은 55년간 영위해온 사업이 지금도 열심히만 하면 좋은 성과를 낼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손 회장은 구조조정본부장을 겸임하며 무엇보다 자산매각에 주력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팀장급 이상 구조본 임직원이 모여 자산매각 촉진 및 점검회의를 진행중이며 이것이 탄력은 받으면서 과도하게 가치가 떨어져 지지부진하던 매물들이 최근 진도가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듯 그가 오고 조직과 회사가 눈에 띄게 활력을 되찾고 바뀌고 있다. 그에게 남들에겐 없는 특별한 '매직 솔루션(Magic Solution)'이라도 있을 걸까.
아니다. 손 회장 또한 여느 CEO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결국 기본에 충실하고 끈기있게 나가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덧붙이자면 지금의 대한전선에는 그 무엇보다 '스피디한 실행력'이 필요하고 이를 어떻게 높여나갈 지가 과제라는 것이다.
임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 방법에 대해서도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스톡옵션, 인센티브 등 여러가지 동기부여 방법이 있겠지만 직원들이 바라는 것은 이렇게 가면 회사가 성장 발전할 수 있으리란 믿음, 또 여기서 열심히 하면 잘 될 것이란 확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인 것 같다. 조직과 회사가 잘되면 개인 성과와 직위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 같다"
연일 뛰면서 생각하느라 쉴 틈이 없는 손 회장의 '백 투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 전략과 스피드 경영'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 지 재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