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인터뷰] “정부 조달시스템 혁신에 나서다” - 노대래 조달청장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이기석 경제부장, 김연순 기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다. 조달청을 기업의 품질향상,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동태적 수요견인 정책수단'으로 발전시키고 정책·산업적 기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 짧은 한 마디에는 조달시장의 현주소와 조달청이 나아갈 방향이 집약돼 있다.




지난 4월 조달청장으로 임기를 시작해 '정부 조달시스템의 혁신'에 매진하고 있는 노대래 청장(사진)은 30일 최고의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를 지향하는 뉴스핌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조달시장에서 저가 위주의 소극적인 구매방식이 부실업체와 불량품을 양산하고 있고, 이것이 우량업체와 우수제품을 쫓아냄(驅逐)으로써 국가경쟁력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노대래 청장은 지난 2002년 조달청 물가정보국장으로 정부 조달정보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데 참여했던 적이 있어 조달행정과 조달시스템, 조달정보시스템 등에 누구보다 해박하고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조달행정의 전문가’로서 노대래 청장의 진단은 간결하고 명확했다.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가격경쟁력은 높아졌지만 부적격자가 정당한 계약자로 둔갑하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이나 품질혁신은 뒤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중간 부품, 원자재가 중국산 저가로 판을 치면서 제품의 질은 추락하고 부가가치는 해외로 이전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노 청장은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한 노 청장의 해답도 자연스럽게 명쾌하게 도출된다. 조달시장에서 부실불량 기업을 퇴출하고 조달물품에 대해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 청장은 취임 이후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의 혁신' 즉 '나라장터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비록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는 ‘일벌레’다운 노력으로 적잖은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1일부터는 생체지문 인증시스템을 전면 도입해 부적격자를 퇴출하고, 품질강화 시스템 구축 및 품질관리 민간 위탁으로 품질향상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 돋보인다.

노대래 청장은 "지문등록률이 6월 현재 약 75%로 약 25%가 아직도 등록하지 않은 상태“라며 ”미등록의 경우 인증서 대여 등 불법입찰 유혹대상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청장은 "지문인식 기술을 통한 신원확인 기능 강화로 입찰브로커, 페이퍼컴퍼니 등 부적격자의 입찰차단과 시장퇴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품질관리를 강화해나가기 위해 구매계약 전 생애주기에 품질강화 시책을 도입했다"며 "또 엄격한 진입요건, 전문기관 검사 확대 등 품질관리와 검사를 대폭 강화했다"고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노 청장은 또한 중소기업들의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동태적인 기술제품구매 예고제’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노 청장이 평소 생각하고 있는 조달청의 역할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녹색조달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녹색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는 공급면에서 재정·세제를 통한 연구개발(R&D) 투자지원이 있지만, 실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수요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 청장은 "중앙에서 기준을 만들어도 실제 정책을 구현하려면 조달청 구매요령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구매요령을 정태적으로 가지 않고 동태적으로 가게 되면 녹색기술, 신성장동력 등은 계속 진보해야 하고 기술개발까지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 청장은 녹색조달을 통해 민간의 기술변화 유인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노 청장이 조달청의 향후 지향점으로 제시한 '정책·산업적 기능 강화'와도 궤를 같이 한다. 기획재정부에서 정책조정국장, 기획조정실장, 차관보 등을 두루 거친 정책·기획 정통관료로서 정부정책를 뒷받침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묻어난다.

노 청장은 "조달의 정책·산업적 기능을 강화해 녹색성장, 서비스산업, 일자리 창출 등 국가어젠다(Agenda) 구현을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지역의 우수중소기업과 대학 간 연계를 주선해 고용창출을 유도하고 대졸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 각 지방조달청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 노 청장은 원자재 비축 시스템의 대대적인 혁신 필요성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다. 비축 시스템을 단순한 비축 위주에서 벗어나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노 청장은 "그동안 원자재 비축사업은 수익성 제고보다는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소극적·정태적으로 운영돼 왔다"며 "비축사업은 고정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유지하겠지만, 그 외의 여력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동향에 연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 청장은 “비축사업의 여유분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탄력적으로 사고팔고 하면서 융통성을 가지고 수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메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대래 조달청장과 뉴스핌 이기석 경제부장이 서울 서초동 조달청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직접 뵜으니 다시한번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지난 4월 조달청장 취임 이후 중소기업의 품질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기 바랍니다.

☞ 저가위주의 소극적 구매방식이 부실업체와 불량품을 양산하고 이것이 우량업체와 우수제품을 구축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 부실기업과 저질제품이 정부조달시장에 진출하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폐해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 하에서 우수제품이 공공시장에서 조달될 수 있도록 품질관리를 강화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구매계약 전 싸이클(Cycle 생애주기)에 품질강화 시책을 도입했다. 또 엄격한 진입요건, 생산현장 기동점검, 전문기관 검사 확대 등 품질관리와 검사를 대폭 강화했다. 가격, 품질, 납기준수, 고객만족도 등에 대한 계약이행평가를 통해 부실업체를 퇴출하고 있다.


▶ 세계 최대의 사이버 시장으로 성장한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데, '나라장터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핵심, 그리고 성과는 무엇입니까.

☞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관리가 미흡한 데 따른 부실업체와 품질관리 미흡 등의 한계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른바 '리노 프로젝트'를 통해 부실업체 차단 및 계약품질 확보를 위해 나라장터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부적격자의 입찰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마련했고 부적격자가 정당한 계약자로 세탁돼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사례를 방지했습니다. 또 생체지문인식기술을 도입하고 원격지 PC공유를 통한 대리투찰 차단 및 불법입찰 징후 분석시스템을 업무특성 및 계약종류별로 정교하게 개선했습니다. 공인인증서 대여 및 입찰담합 등 불법전자입찰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 정부 조달시스템에에 생체지문 인증시스템을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입니까.

☞ 지문등록률이 6월 22일 현재 약 75%로 약 25%가 아직도 미(未) 등록상태입니다. 미등록의 경우 인증서 대여 등 불법입찰 유혹대상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문인식 기술을 통한 신원확인 기능 강화로 입찰브로커, 페이퍼컴퍼니 등 부적격자의 입찰차단과 시장퇴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조달청 생체지문 기술의 안정성이 입증됨에 따라, 국내 바이오인식기술 산업에도 크게 기여하고,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녹색·에너지·신기술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녹색조달의 취지와 의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지요.

☞ 녹색성장 정책수단은 재정·세제를 동원한 R&D투자와 녹색기술 제품을 공공부문에서 많이 사주는 방식이 있는데, 초기단계의 녹색기술 제품은 가격·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뒤지기 때문에 공공구매를 통해 선제적으로 녹색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앙에서 기준을 만들어도 실제 정책을 구현하려면 조달청 구매요령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구매요령을 정태적으로 가지 않고 동태적으로 가게 되면 녹색기술, 신성장동력 등은 계속 진보해야 하고 기술개발까지 이끌 수 있다고 봅니다. 이에 녹색조달을 통해 민간의 기술변화 유인을 제공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녹색, 신성장, IT 등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분야를 선별해 기술제품구매예고제를 실시하고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하려고 합니다.


▶ 현재 공급과잉 상태인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조달청-중소기업 관련 협회간 협력대책이 있으신가요.

☞ 지난 경제 위기에서 수요부족으로 일감을 찾지 못할 때 조달사업의 70% 이상을 중소기업에서 구매해 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네트워크론 활성화 업무협약 체결(4월), 소액수의계약 조합추천 도입(5월), 우수조달공동상표 도입(7월) 등 중소기업의 유동성 지원과 수주기회 확대를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중소기업 공동납품제도를 도입, 현재 세부시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 중입니다.


▶ 조달청은 올해 국내기업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현재 지식경제부, 코트라 등 수출지원 유관기관들과 조달업체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 해외에서 입찰등록을 하고도 숨은 장벽 때문에 납품을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외국 업체 또는 성공한 업체의 납품사례, 가이드라인 등 실제 활용 가능한 제도와 숨은 장벽을 파악해서 전달할 계획입니다. 해외 조달관들이 이런 업무를 처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또 나라장터엑스포에 중국 등 신정장국가의 바이어를 대거 초청하고, 그 사람들에게 팔기 쉬운 상품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개최해 나갈 계획입니다.


▶ 원자재 비축 시스템에 대한 확실한 메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정성 위주 원자재 비축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그간 비축사업이 아니라 비축만 한 결과, 수익성 제고보다는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소극적·정태적 운영에 치중해왔습니다. 지난 2006부터 2009년까지 최근 4년간 6대 비철금속 연평균 가격상승률은 15.4%입니다. 그러나 연평균 비축사업 수익률은 7.5%에 불과합니다. 비축사업은 사고팔고 하면서 수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메뉴얼을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자재 생산원가, 국제시장 수급동향, 선물 시장동향, 원자재 주요수요업종의 산업전망 등을 고려해 구매 타이밍을 결정할 것입니다. 구체성 있는 메뉴얼을 만들어 가격이 오르면 일정 부분 판매해 수익을 달성하고 비축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것입니다. 구체적인 기준 마련을 위해 7월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입니다.


▶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 정부정책을 조정·관리했던 경력이 조달청장으로서 어떤 도움이 됩니까. 또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거나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 기획재정부에서 다루었던 각종 매크로(Macro)한 정책경험을 수요정책측면에서 미시적으로 구현하는 조달에 접목하게 됨으로써 시장과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현안 파악 및 대책마련에 용이합니다. 앞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산업정책 방향은 기술·품질에 있기 때문에 조달행정도 이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조달의 정책·산업적 기능을 강화해 녹색성장, 서비스산업, 일자리 창출 등 국가어젠다(Agenda) 구현을 지원할 것입니다. 특히 지역의 우수중소기업과 대학간 연계를 주선해 고용창출을 유도하고 대졸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 각 지방조달청이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 지방 일자리 창출에 있어 문제는 무엇이고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 지방에 가보니 지방 우수기업의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우수인력이 왔다가도 서울로 떠나버리는 상황이 허다합니다. 무엇보다 지방대학과 지역기업을 실질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역 일부 대학의 성공 케이스를 보면, 학생 육성과정에서부터 기업과 상생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방조달청이 대학총장과 기업 CEO가 상생(Win-win)하는 시스템을 적극 구축하도록 주선해 나갈 것입니다.


▶ 조달청의 혁신을 위해 가장 우선순위를 무엇이라고 보고 있으십니까.

☞ 조달이 수요측면에서 국가정책을 뒷받침하는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있도록 공공조달의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기업의 품질향상,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전략적·동태적 수요견인 정책수단'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민간 이양·위탁을 활성화하고 조달청은 정책·산업적 기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입니다. 조달청 조직은 컨트롤 기능을 중심으로 개편하고 남는 인력은 품질관리로 전환해 나갈 생각입니다.


▶ '노대래 청장'의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 리더십의 핵심은 시장과 호흡하는 현장 중심의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달청에 와서 보니까 매크로 정책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좁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품질·기술우수 기업이 공공시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구매정책을 혁신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달청이 품질을 속이는 것을 방관하면 안됩니다. 직원들이 처음에는 반신반의를 했지만 모두들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장치를 제대로 정비해 놓아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생기면 큰일입니다. 또 직원들이 변화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봅니다.


◆ 노대래 조달청장 프로필

△ 1956년 충남 서천 출생 △ 서울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1978년) △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독일 쾰른대 경제학 박사과정 수료(1988년) △ 1979년 행정고시 합격(23회) △ 1994년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과장 △ 2002년 조달청 물자정보국장, 재정경제부 경제홍보기획단장 △ 2005년 대통령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 △ 2006년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장 △ 2008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 2010년 4월 조달청장(현)


※[사진] 뉴스핌 경제부의 김연순 기자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