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신상건 기자] 부실 건설업체들의 퇴출 여부를 평가하는 채권은행권의 살생부 명단이 공개되는 숨막히는 하루가 시작됐다. 그동안 건설업계의 숨통을 조여오던 살생부 명단이 본격적인 공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해당 건설업계는 그 어느 때 보다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청와대부터 시작해 정부가 건설사들의 모럴해저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발 벗고 나서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대한 뜻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총괄적인 구조조정의 지휘통제소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감독당국도 은행들과 건설사들의 부실 동반을 막기 위해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여 ‘건설사 피의 숙청’이 대세가 된 상태다.
실제로 업계가 예상하는 구조조정 폭은 16개~18개사에 이른다.
하지만 이처럼 피말리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신용위험성 평가 결과 발표에서는 지난해와는 달리 재산권 침해 문제를 들어 건설사들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건설체감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은 수긍이 간다.
문제는 실명 거론을 안 해 투자자들이나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과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장사의 경우 워크아웃 또는 퇴출여부는 투자자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고 상장을 하지 않은 건설사라 하더라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업체 대부분이 주택 전문 업체인 것을 감안할 때 분양 계약자들도 불안에 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이번 건설사 구조조정의 실질적인 목적이 부실한 건설사들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아닌 출연금을 자신들에게 내놓는 채권은행들의 부실을 막기 위한 편협된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건설업계에 대한 부실평가가 드러날 경우 해당 은행의 심사역을 징계하겠다며 감독당국이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채권 은행단은 업체명 발표에 따른 책임을 부실 평가 책임회피와 구조조정 건설사로 인한 은행권 부실을 막는 데만 열중해 이 같은 국민 알권리를 짓밟는 행위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즉 채권단의 이익만 중요할 뿐 일반 투자자나 아파트 분양 계약자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는 게 이번 구조조정 건설사 사명 발표 거부의 내면이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가운데 건설사 구조조정의 명분이 되고 있는 채권은행 등이 보유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채권 처리를 놓고 금융감독당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점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인가를 받아 자산관리공사의 구조조정기금을 쓰겠다는 얘긴데 결국 이것은 채권은행의 여신관리 실패의 책임을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주겠다는 의미다.
이는 곧 전형적인 우민정책(牛民政策)표본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처사 외엔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재미있는 점은 구조조정 건설사 사명을 밝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금융감독당국 관계자가 “결국 공시를 통해 알게 될 것”이라고 답변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채권단의 사명 발표 거부는 말 그대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에 불과하다.
아울러 공시 정보에 관심 없이 내가 전 재산을 털어 분양받은 아파트 건설사의 운명에만 관심 있는 소비자들은 어떻게 알권리를 충족해야할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