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삼성전자의 36억 달러(약 4조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활황세인 반도체 메모리 부문이 아니라 경쟁력이 크게 뒤처지고 있는 비메모리칩인 로직칩 부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막대한 투자 규모 자체는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메모리 칩 업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대형사이며, 또한 현재 수요 시장인 이동전화나 PC 등에서의 반도체 부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밝힌 이번 투자는 메모리칩 분야가 아닌 비메모리칩 분야라는 것이 다소 의아한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iSuppl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칩 분야에서는 인텔에 이어 세계 2위권을 달리고 있지만 반면 로직 칩 부문에서는 세계 8위로 크게 뒤처져 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은 한국이 아닌 해외에 있는 유일한 반도체 메모리칩 생산 공장이다.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는 주로 메모리 칩 생산시설로 사용됐던 현지 오스틴 공장에서의 로직 칩 생산시설도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실리콘 웨이퍼 가공을 위한 클린룸 설비도 기존보다 크게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왜 이 시기에 로직 칩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메모리칩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작업을 담당하는 영역이라면 로직 칩 부문은 정보화 기기의 OS(운영체제)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제어장치 등 한마디로 메모리가 아닌 분야를 의미한다.
대답은 바로 그동안 미국 애플의 아이팟에 플래시 메모리를 공급해 온 삼성전자가 최근에는 애플 아이폰 내 일부 논리 처리장치와 같은 로직 칩도 공급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팟이나 아이폰에서 사용하는 A4 칩의 개발에 삼성의 기술이 일부 채택됐고 칩도 삼성전자에 의해 제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다른 업체들의 TSMC나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주문형 칩 제조업체들과 함께 경쟁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반도체 칩 업계 수위인 인텔과 직접 부딪치기보다는 상대의 영역을 인정한 채 각자의 노선을 걸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두 회사가 결국 맞닥뜨려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시장 분석기관인 VLSI 리서치의 리스토 푸하카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언젠가 인텔과 직접 경쟁하게 될 날이 올 것이며, 그리 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휴대폰 OS 시장에서와 같이 양사 간의 직접적인 대결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대변인은 현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질 제품이나 향후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 대해서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삼성전자가 로직 칩 부문이 없이는 인텔과 같은 대형 반도체칩 설계 및 생산 기술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이번 투자는 이같은 목표를 실현하는 첫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 분석기관인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의 짐 핸디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메모리 칩 만으로는 시장에서 절대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