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분야인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등을 넘어 인수합병(M&A) 재무자문, 자원개발 등 기업들이 필요로하는 분야라면 무엇이든 IB부문이 결합되고있다. 말 그대로 기업들의 '재무 닥터(financial Doctor)'로 발돋움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내시장을 넘어 중국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으로 영토도 넓히며, 그간 국내에서 갈고 닦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 큰 시장을 향해 나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과 경기침체 이후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이에 따른 기업금융 수요 증가와 자본시장법 시행 2년차를 맞이하는 국내 자본시장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온라인 경제종합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국내 주요 10대 증권사(대신증권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IB본부장들로부터 IB사업 전략과 전망을 들어보았다.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IB본부장
[뉴스핌=조슬기 기자]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IB본부는 요즘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 상장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한생명이 지난 1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것이 자극제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대우증권이 대한생명의 대표 주관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의 발걸음도 바빠진 셈이다.
이처럼 대한생명 증시 입성이 성공적이라는 증권가 안팎의 시선에 한국투자증권은 자칫 부담을 느낄 법도 하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러나 생보사 상장은 사실상 삼성생명이 그 중심축이라며 오는 5월 삼성생명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를 자신했다.
◆ 우리 전공은 IPO 삼성생명으로 리딩 IB 도약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IB본부장은 "삼성생명과 같은 대형 IPO는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물량을 소화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삼성생명이 한국투자증권의 경험과 인지도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대표주관사를 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초 삼성생명이 대표주관사를 선정할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IPO시장에서의 인지도와 경험(트랙 레코드)면에서 경쟁 IB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 본부장은 "지난 2006년 자산 100조원을 돌파한 후 상장 전선에서 멀찌감치 물러선 듯 보였던 삼성생명이 노크한다는 점에서 워낙 대형 거래로 평가받았고, 국내 IB간 경쟁도 치열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삼성생명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면 공모물량을 많이 받아 수익도 극대화할 수 있는 데다 대형 IPO 경험도 쌓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국내 IB간 불꽃튀는 경쟁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대표 주관자는 다름 아닌 과거 실적에서 갈렸다"며 "삼성카드 등 그삼성그룹 계열사 IPO에 대부분 참여하며 삼성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IPO 주관 실적에서 우위를 점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에서도 지난 2007년 삼성카드 대표 주관사를, 2009년 SK C&C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며 대형 IPO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던 한국투자증권의 역량을 높이 샀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생명 상장주관사를 위해 과거 20년 전에 체결했던 교보생명 상장주관사 지위까지 포기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삼성생명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한국투자증권 IB본부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 잘 나가는 IPO 비결은?
그렇다면 한국투자증권 IB본부가 IPO에서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방대한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잘 갖춰진 시스템과 이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진우회(眞友會)'라는 커뮤니티다. 한국투자증권의 후원으로 지난 2004년 결성된 중소 벤처기업 CEO 모임이다.
정 본부장은 "진우회를 후원하면서 구축한 기업 네트워크를 꾸준히 유지했고 될 성 부른 기업들을 골라 각종 비즈니스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왔다"며 "지난 6년 동안의 경험은 업계에서 절대 넘볼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15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진우회는 지금도 연 2회 정기 모임을 연다. 이를 통해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멤버십을 강화하는 것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한국투자증권 IB본부는 이처럼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 주식모집매출 관련 딜을 꾸준히 수행하면서 수익구조 다변화를 이뤄냈다.
또 100여명인 IB본부 인력의 1/3을 IPO 담당 전문 인력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정 본부장과 몇 년씩 손발을 맞춰와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사이다.
정 본부장은 "그러나 IPO는 상장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며 "상장 이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자본 조달, M&A 재무자문 등의 신규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첫 단계인 만큼 기업과의 지속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고 말했다.
◆ 채권 인수 및 자원에너지금융 부문 다크호스
한편, 한국투자증권 IB본부가 올해 두각을 나타내려는 분야는 채권 인수와 자원에너지금융 부문이다.
기존 IPO시장에서 구축한 중소기업과의 탄탄한 네트워크에 비해 대기업과의 연결고리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작년 원화표시채 부문에서 상위권(4위, 블룸버그 리그테이블 기준) 유지하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
업계는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유일의 증권지주 자회사로 여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에 비해 대기업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깨고 지난해 대기업 회사채 인수주선 시장에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회사채 시장은 대기업과 금융 비즈니스를 시작하는데 있어 첫 단추를 꿰는 것과 같다"고 밝히며, "변화무쌍한 IB시장에서 정형화된 고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 분야에서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질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IB본부 산하 자원에너지금융부도 올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달 초 지식경제부가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출자하는 해외자원 개발펀드의 운용사로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LG상사, 바클레이스은행과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에서 한국투자증권 자원에너지금융부가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정 본부장은 "석유공사와 광물공사의 출자 잔여액을 바탕으로 조성된 해외자원 개발펀드는 총 1조원 규모"라며 "향후 석유, 가스, 유연탄, 우라늄 등 주요 광물 자원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원개발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분야로 선도업체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라며 "사할린 탄광 개발 및 항만 개발 등의 투자로 '자원개발 전문 IB 경쟁력' 또한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