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KT 농구팀이 2008년 12승 42패로 꼴지를 했지만 지난해에는 40승 12패로 2위를 했습니다. 이들 팀에서 바뀐 것은 감독밖에 없었습니다.” 이석채 KT 회장의 말이다.
감독이 바뀐 덕분에 하위권을 멤돌던 KT 농구팀의 성적이 크게 올라갔다는 게 이석채 회장의 요지다. 이를 다시 해석하면 KT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석채 회장 자신이 CEO로 선임됐기 때문이라는 완곡한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이 회장은 KT가 12일 개최한 2010년 제 28회 주주총회를 통해 특유의 달변을 선보이며 주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KT의 주총은 의안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이의를 제기하는 소액주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치러진 SK텔레콤의 주총이 15분만에 일사천리로 끝낸 것과 대조적으로 KT의 주총은 100분간 장시간이 대변하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 안건과 무관한 질의도 있었지만 날카로운 질문도 적지 않았다.
한 소액주주는 “2년째 직원들 급여는 동결상태고 지난해 연말 울면서 반강제로 명예퇴직한 사람이 많았다”며 “현장에서 휴일 급여도 제대로 못 챙기는 직원들이 있는데, 이사보수 한도 및 임원 퇴직금을 인상하는 것을 양심이 허락 하는가”라고 물어봤을 정도.
이에 이석채 회장은 “내 월급은 변함이 없고 성과금만 250%에서 400%로 늘어나게 된다”며 “이 성과금은 회사가치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얼마나 받을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내가 400%를 모두 받게 될 때가 되면 주주들은 나를 목마라도 태우고 싶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임원은 직원과 다르게 성과가 안 나오는 그 날로 바로 짤린다”면서 “퇴직금으로 일부 주식을 챙겨 줄테니 딴 생각하지 말고 주가 오르도록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다”라고 말해 주주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10억원을 들여 50억원의 가치를 낼 수 있다면 기꺼이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가치를 내지 못하는 임원은 해임시키겠다. 설사 나라고 해도 가치를 내지 못한다면 주주 여러분들이 해임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은 공격적인 질문 등으로 인해 오전 10시에 시작해 11시 40분에나 끝날 수 있었다.
KT의 관계자는 “질문 하나 하나를 피하지 않고 모두 답변하는 이런 주총은 드문 경우”라며 “덕분에 주총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이석채 회장이 논리정연하게 잘 정리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