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의 적립금이 올들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증권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자산관리 노하우와 IRA 고유의 이점을 잘 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
9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6134억원에 불과했던 개인형 IRA 누계 적립금은 올들어 1조953억원(1월 기준)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연말보다 1월 한 달간 무려 4819억원이 급증, 큰 폭의 신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개인형 IRA 적립금 증가액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액의 74% 수준으로, 이것은 작년 한 해 동안의 증가액 4659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는 이러한 개인형 IRA 적립금 급증을 두고 KT, SK네트웍스, 포스코, 강원랜드 등에서 발생한 퇴직금 중간정산 자금과 퇴사자들의 퇴직금이 은행이나 증권의 확정 고금리 상품으로 유입된 결과로 풀이했다.
업권별로는 증권의 개인형 IRA 적립금은 같은 기간 2349억원 증가를, 은행의 경우 2192억원 증가를 각각 기록했다. 보험은 277억원 증가에 그쳤다.
증권과 은행의 IRA로 해당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된 것은 확정 고금리형 상품을 통해 노후자금의 안정적 관리하려는 시장 수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전문가들은 오는 2011년까지 IRA 시장이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1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으로 사실상 올해 퇴직신탁과 퇴직보험과 같은 기존의 퇴직금 관련 제도가 사라지게 돼, 제도 개선 이전에 중간 정산에 나설 기업이 잇따를 것으로 에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KT의 경우 1조2000억원의 퇴직 및 중간정산 자금 가운데 3분의 1인 4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IRA 계좌로 유입된 것으로 추산했다.
현명훈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KT 및 강원랜드 등의 퇴직자와 중간정산 수급자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형 IRA에 가입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대우증권 퇴직연금 영업팀 관계자도 "실제로 지난해 KT가 명퇴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곳에 IRA를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했다.
과세이연의 혜택을 받으면서 노후자금을 계속 적립할 수 있다는 IRA의 잇점도 십분 작용했다는 평가다.
과세이연의 혜택으로 근로자의 실질 소득이 증가할 경우, 이는 근로자가 내야 할 세금이 미래 시점으로 연기가 되어, 납부해야 할 세액만큼 재투자가 이뤄지게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러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퇴직 일시금의 80% 이상을 퇴직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IRA로 이전해야 한다.
현 연구원은 "퇴직금을 수령하고 이를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하게 되면 운용수익에 대해 이자와 배당소득세가 과세되지만 IRA에 퇴직금을 이전할 경우 과세되지 않은 퇴직금이 계속적으로 재투자되어 수익이 더욱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운용수익은 향후 은퇴시 일시금으로 인출할 때 저율의 퇴직소득세로 과세된다. 세금을 떼더라도 IRA로 돈을 묶어두는 게 덜 떼인다는 것.
삼성증권 퇴직연금팀 관계자 역시 "최근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액 가운데 IRA 적립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IRA 시장 선점을 위한 상품 개발과 자산관리 및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보험권에 비해 증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IRA 시장에서는 다를 것"이라며 "IRA의 잇점과 자산관리 노하우가 맞물려 증권사들의 시장 진입이 향후 활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