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파고는 무사히 넘겼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라건설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
5일 건설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인 한라건설이 차환 및 운영자금 목적으로 1000억원(발행금리 7.7%)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대표주관사는 KB투자증권이 선정돼 800억원을 총액인수하고 신영증권, 키움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나머지 100억원씩 각각 인수한다.
증권가는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주택 증가 등으로 건설사 재무상황이 악화되는 상황 속 회사채 발행이라는 점에서 한라건설의 회사채 인수가 향후 건설사 자금 조달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점치는 분위기다.
일단 한라건설의 회사채 자금 조달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물량이 많지 않아 마땅히 투자할 만한 회사채가 없었고, 최근의 회사채 시장 강세 분위기를 반영했을 때 투자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매해 1/4분기 건설사들이 진행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사업장에 투입할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 비춰볼 때, 한라건설은 자금 마련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부 부실(징후) 건설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여전한 만큼 투자 위험도를 꼼꼼히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들은 현재 한라건설에 대해 사업의 외적 확장으로 꾸준히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6%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유사한 규모의 건설회사들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매출 구성을 들여다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공공토목 부문이 감소 추세이고 비교적 경기 변동성이 큰 민간주택 부문이 증가하고 있어 시장의 상황에 따른 한라건설의 수익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 신평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라건설의 차입금 현재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재무레버리지에 따른 위험이 증대되고 있으나 지난 2008년 선 투자한 대전서남부택지지구 및 인천청라지구 분양에 따른 분양대금 유입으로 차입금 증가 폭을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애널은 "다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 지속, 금융시장의 상황 악화가 한라건설 차입금 규모 증가와 현금성 자산의 감소로 이어져 단기 유동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작년 3/4분기말 기준으로 한라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지급 보증 규모가 1조5606억원 규모로, 한라건설의 자산 및 매출 규모를 고려할 때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투자 판단에 유념해야 한다.
PF와 관련 사업장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높은 분양률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의 경우 분양률이 저조한 수준이라 지방 부동산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지속될 경우, 우발채무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라건설은 현재 자회사 만도의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분법이익이 발생하고 있고 상반기 예정된 기업공개(IPO)에 다른 수혜를 주장하고 있다.
모 증권사 IPO 담당자는 "만도의 상장진행 일정이 현재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실현 이익분에 대한 평가 역시 투자 판단에 앞서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