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채권시장 전체적으로는 강세와 약세가 번갈아 나타나는 등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들 역시 "더 오를 이유가 없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사기도 찜찜하다"며 방향 설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강세(Bull, 황소)가 지속될지, 약세(Bear, 곰)로 전환될지를 두고 물밑 논란이 한창이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채권금리는 가격이 다소 부담이라는 인식과 밀리면 사겠다는 인식이 맞닥뜨리며 팽팽한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도 채권금리는 보합으로 마감됐다. 모멘텀이 없는 데다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은 현재의 시장이 반영된 모습이다.
전날 최종수익률은 364일물 통안채가 전날보다 1bp 올랐을 뿐 국고 3년, 5년, 10년, 통안 2년물 등 전종목이 전일 종가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4/4분기 GDP서프라이즈 가능성에 장중 베어리쉬 플래트닝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서프라이즈는 아니라는 얘기가 나오자 막판 숏커버가 나오면서 상승분이 되돌려졌다.
◆ 수익률 커브는 플래트닝
이번주 들어 채권 수익률 커브는 플래트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강세와 약세는 하루하루 번갈아 진행되는 모습이다.

플래트닝의 시발점은 지난 18일 진행된 국고 10년물에 대한 입찰 이었다.
국고 10년물 입찰에 발행예정액의 3배 이상 되는 자금이 몰리면서 낙찰액이 1조 9870억원으로 예정보다 4870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장기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입찰에서 외국인이 4000억원 가량 낙찰받았단 얘기는 장기물로 쏠리는 시장의 심리를 뒷받침해 줬다.
과도하게 벌어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향후 플래트닝에 대한 당위성 마저 제공하는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들 역시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전까진 모멘텀에 따라 스티프닝과 플래트닝이 반복될 것"이라면서도 향후 수익률 커브가 편평한 모양새를 좀 더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현재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좀 과하다"며 "보험사들이 장기매수에 나서면서 당연히 플래트닝으로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금리 방향 잡기 어렵다: 박스권 갇힌 듯
하지만 금리의 방향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미 많이 올랐다는 관점에서 매도를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하락의 여지가 남았다며 밀리면 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시각도 있다.
이런 시각차는 시장금리를 더욱 박스안에 가두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베어리쉬 플래트닝일 가능성을 엿보는 사람들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회복의 지속 및 수급, 중국이나 인도의 정책기조 변환이 미칠 여파 등을 이유로 지목한다.
실질적으로 기준금리인상의 시점이 멀어졌다고는 하지만 '인상'이 라는 방향이 정해진 만큼 상승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베어리쉬 플래트닝일 가능성이 높다" 며 "4/4분기 GDP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커 이후 금리인상 논란이 불거지며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당분간은 올라오면 매도하고 싶다"며 "정책, 펀더멘털, 수급 등이 호재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정책금리가 올라가는 쪽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장기물은 현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단기물쪽에 상승압력이 가 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 강세장 기대 여전, 외국인 순매수 지속 가능성 주목
하지만 향후 금리인상의 시점이 언제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서 금리가 더 오르기는 어렵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물러났다고 보면 여기서 매도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 강세장을 전망하는 이들의 판단이다.
또 10년물 대차잔고가 이전고점 부근으로 올라온 상황에서 플래트닝 전망에 따라 장기물의 숏커버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대차잔고가 줄면서 장기물 금리가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언제나 변수가 돼온 외국인의 매수도 지속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스왑스프레드나 베이시스 상으로도 외인의 매도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데다가 원/달러 환율도 하락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외국인의 안정적인 자금유입 기대를 높여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장기물 대차잔고가 6천억 수준으로 이전 고점 부근까지 늘어났다"며 "장기물 숏커버수요가 의외의 장기물 강세장을 만들수 있다"고 관측했다.
현대선물의 김명실 연구원은 "단기물 금리가 이미 많이 내린데다 장기물 금리까지도 내려가는 상황이라 베어리쉬 플래트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의 매수는 확신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여건상 좀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최근 국채 가격패턴과 맞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외인매수가 곧 강세라는 연계성은 다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공동락 애널리스트 역시 "지금상황은 불과 베어 를 단정짓기 애매한 부분이 많다"면서도 "단기영역의 경우 한번 금리가 형성되면 잘 안변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불 플랫의 성격이 강해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국고 3년기준 4.30% 위는 나쁜 금리가 아니고 그렇다고 4.20% 밑은 부담스러운 불과 십몇 bp 수준의 막힌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상승이든 하락이든 모멘텀은 결국 펀더멘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다음주 발표될 1월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선행지수 등이 확인되면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특별히 강해지거나 약해질 만한 모멘텀이 없다"며 "금리인상이 단행되지 않는 한 이런 지지부진한 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