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회장 석화 지배력은 강화 산업 지분은 줄어 '딜' 가능성
- 우리은행 원상회복 공문 금호만 보내 산은엔 요구하지 않아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채권단간의 의견조율 부족 탓일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정상화 추진과 관련, 일련의 논란을 둘러싸고 채권단 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결정하기에 앞서 금호석유화학에 매각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에 대해 ‘정상화’를 요구했다.
우리은행은 “금호산업의 기업가치가 훼손됐고, 경영정상화에 사용할 수단이 없어졌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6일 우리은행 주도로 워크아웃을 결정한 채권단 협의회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나서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튿날(8일) 산업은행이 주도한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 협의회에서 이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산은 관계자는 “논의할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 산은 나서달라더니 금호에만 공문 발송
확인결과, 우리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매각논란과 관련 금호그룹에게만 공문을 보냈다.
“원상회복” 또는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금호산업에 돈을 지급해라”는 내용을 담았다.
산업은행에게는 공문을 포함, 공식적인 제스처는 일체 취하지 않았다.
애초 산은이 문제해결에 나설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산은은 워크아웃을 검토하는 중간에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매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내버려뒀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지난달 3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2주전부터 이 방안을 검토해왔다.
실무진들이 금호측 관계자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휴일을 반납하면서까지 논의를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가 대우건설 외부매각을 끝까지 비중을 두면서 결정이 늦어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금호산업은 같은 달 2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약 2227만주)를 952억원에 금호석화로 넘겼다.
시점상으로 산은과 금호 사이에 의견조율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다.
정황을 가만히 살펴보면 볼수록 산은은 사전에 알았으면서 모른 채 내버려둔 것으로 추측하기 딱 알맞은 모습이다.
◆ 지분이동의 정치학, 박회장 그룹 장악력 증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이 갖는 의미는 크다.
박삼구 명예회장 일가의 경영권 보장과 직접적으로 관련돼서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종전 14.0%에서 26.7%로 높아져 최대주주가 됐고,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인 대한통운의 지배권까지 확보했다.
박 명예회장 등 일가는 금호석화지분 46.8%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대한통운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핵심을 구축, 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대신 금호산업의 지분(8일 기준)은 박삼구 명예회장 2.14% → 1.69%, 박재영 1.00% →0.79%, 박철완 0.72% → 0.57%, 박세창 2.59% → 2.05% 등 박 회장 일가의 지분은 각각 줄었다.
결국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으로 내놓는 대신, 그룹의 핵심은 박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거래’를 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도는 미공개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 조사 대상이 아니므로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없다”고 했다.
따라서 금호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원상회복할 가능성은 낮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 지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금호산업에 돈을 추가로 주거나 금호산업이 보유한 나머지 아시아나항공 지분(20.8%)까지 금호석유화학에 모두 넘기되, 기존 지분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계산해서 팔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