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4분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 기대 속에서 시장을 지배했던 '플래트닝'(평탄화) 전망에 대한 베팅(betting) 전략이 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계기로 뒤집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또다시 플래트닝으로 전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상보다 빠르게 '수익률 커브'(Yield Curve)가 다시 방향을 돌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전에는 금융위기를 타개하는 과정에서 경기회복이 다소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장기금리가 우선 상승했다.
그렇지만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자 장기금리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단기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장단기 금리간 격차(Spread)가 좁혀지면서 수익률 커브가 수평화되는 양상이 빚어졌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 속에서 장기물을 우선 매도하면서 장기금리가 오른 이후 단기물에 대한 매도세가 잇따르면서 장기금리 상승→단기금리 상승 순으로 진행이 됐다.
그렇지만 지난해 12월을 경과하면서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되고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획재정부 차관이 참석하면서 ‘금리인상 반대시위’인 ‘열석발언권’(列席發言權)을 거의 11년만에 행사하지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됐다.
무엇보다 지난해 2/4~3/4분기 이후 다소 가파르게 전개된 경기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선진국의 경기회복 부진 속에서 국내 내수 경기, 특히 민간 부문의 구조조정이 미흡한 상황에서 자생력에 대한 회의감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을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금리인상 반대압력이 간접적인 방식에서 직접적인 방식으로, 더욱 강도가 높아지면서 정부와 한은간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이 야기되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경기적 요인에 더해 정부개입적, 그러니까 행정적 또는 정치적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연기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했던 상황에서 일단 단기금리가 급하게 떨어지면서 장단기 금리간 스프레드가 벌어지면서 단기적이나나 스티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장기금리기 단기금리에 이어 하락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빚어지는 플래트닝은 먼저 하향한 단기금리에 이어 장기금리의 하락이 잇따르는, 이전과는 반대 방향의 플래트닝이다.
물론 이전 기준금리 인상 기대 속에서 진행된 장단기물의 ‘상향 플래트닝’ 곡선은 이번 단기금리 하락과 이어진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하향 플래트닝’은 수익률 곡선 전체의 하향 이동, 즉 금리수준의 하향에 따른 것이다.
◆ 장단기 스프레드 급격 확대, 스티프닝 급격 진행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8일 개최된 금통위 이후 통안 2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는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4일 94bp 수준이던 장단기 스프레드는 11일 120bp 수준으로 확대됐다.
1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인상 시점이 다소 멀어졌다는 전망에 확신이 생기는 모습이다. 통안 2년물 금리는 기획재정부차관이 금통위에서 열석발언권을 행사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7일 11bp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전일까지 3거래일만에 26bp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은 1bp 하락했을 뿐이다. 일별로 보면 하락을 보인 것은 7일 9bp 단 하루였고,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 단장기물 프래트닝으로 전환 가능성, "시장 부담은 없을 것"
12월 금통위에서 나온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이 기준금리인상의 시점을 앞당기며 단기물의 상승을 야기했다면 이 부분에 대한 되돌림이 진행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아마도 단기물 금리 하락이 지난 12월 금통위 이전수준에 이르면 급격한 스티프닝에 대한 이 익실현이 나올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로 11일 기준 통안 2년물 종가는 4.18%로 지난 12월 금통위 이전 저점인 4.13%에는 불과 5bp만 남은 상황이다.
실제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12일 오전장 후반 "벌써 전일 스티프닝에 대한 이익실현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플래트닝의 전환이 시장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 이다.
시장참가자들 역시 시기에 대한 전망은 다르지만 "장단기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된 데다 장기물에 대한 매력이 여전해 장기물이 단기물의 하락을 따르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 는 모습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플래트닝 전환 시도가 곧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금리가 낮아지고 나서 장기물이 싸보인다는게 심리적으로 장기물의 매수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단기물의 강세 이후 장기물이 뒤를 따라 강해질 것이란 얘기다.
이어 그는 "경기측면에서 보면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가 너무 빨리 반영됐다"면서 "하지만 경기 펀더멘털이 일거에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높아진 기대치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면서 장기물도 힘을 좀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 부동화 해소가 장기물을 지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5년물 입찰은 예정액보다 많은 3조 520억원이 수익률 4.85%에 낙찰되며 마무리 됐다. 응찰 률은 275.78%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2조 5100억원의 입찰 예정물량이 다소 많은 듯했지만 입찰물량보다 더 많은 금액이 낙찰됐다"며 "시장에 찾아온 강세에 편승한 점도 있지만 중장기물에 대한 긍정적 전망 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진선물 정성민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유동성이 M1에서 M2, L과 같은 중장기 구간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과거에도 유동성의 단기 부동화 해소 이후 장단기 금리차 해소가 이뤄진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3년물에 이어 전날 5년 입찰에서도 국고채 중기물 관련 유동성이 상당하단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플래트닝으로 돌아서도 단기물 금리가 낙폭을 되돌리기 보단 다시 확대된 장단기 금리차에 중장기물로 매기가 옮겨가면서 주로 중장기물 금리가 내리면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추가 강세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보긴 어려운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 2월 기준금리 인상기대 잠재, 단기물 반등 플래트닝도 대비
하지만 단기물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마저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1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인상의 시점이 멀어졌다는 것이 대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2월 인상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시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빠르게 이뤄진 스티프닝인 만큼 급하게 이익실현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전일 플래트닝에 배팅했던 주체들한테서 스탑이 제대로 나왔다"며 "향후 플래트닝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음주 22일로 예정된 지난해 4/4분기 GDP 잠정치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다면 단기물 금리가 다시 한번 요동치면서 플래트닝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시장 전반적으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물러간 듯하지만 개인적으론 2월 금리인상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상태"라며 "금리인상 얘기가 나오면 다시 단기물 금리가 상승하며 플래트닝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입찰 등 변수가 남아있어 며칠 더 기다려 봐야 할 듯하다"면서도 "아직 장기물 매수세는 보이지 않는다"며 장기물 강세 시현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