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 촉각을 기울이며 주시했던 펀드보수 및 수수료에 대한 법률과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에 대한 법률이 당초 발의됐던 내용보다 한층 완화된 수준으로 대안 상정됐기 때문이다.
처리 시기 역시 예상됐던 2009년내 처리 고비를 넘겨 일러야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막강한 로비 능력이 국회와 증권사들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펀드 보수 인하...차등화는?
지난해 9월, 펀드 업계를 긴장시키는 소식이 들려왔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이 펀드 판매수수료 한도를 1%로 하고, 판매보수를 가입기간에 따라 0.7~1%로 차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자본법)을 발의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이 펀드를 팔아 벌어들인 수익이 무려 6조5500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일종의 "수수료 담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펀드가 가계의 대표적 재테크 수단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보수를 부과함으로써 장기투자자에게는 부담을 안기는 부분에 대해 개선한다는 취지였다.
법안에는 계약일부터 1년 이내의 경우 0.1%, 2년 이내일 경우 0.8%, 2년 이후일 경우 0.7%로 펀드 보수를 차등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펀드보유기간이 1~2년이 45.9%, 2년 이상이 29.1%인 점을 감안할 때, 이 법이 통과되면 1년 이상 장기투자자의 판매보수가 3200억원 절감된다. 또 전체적으로 현행보다 18% 인하되는 효과가 가능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심사를 거쳐 현재 법사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위원회 대안에는 차등화에 대한 내용이 누락돼 있다. 단, 판매보수 및 수수료율을 각각 1.5%, 3%로 낮추는 내용만을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법에 판매보수를 구체적으로 명기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시장의 요구가 있었으며 향후 자율 경쟁을 통해 낮추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법안의 취지가 기간에 대비해 보수가 낮아지는 것이지만 시장경쟁이 활성화될 경우 상품간에 더 파격적인 변화도 가능하다"며 "일단 1년여 정도 자율경쟁의 경과를 지켜본 뒤 다시 고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업계에서는 오는 2월부터 펀드판매사 이동제가 시행될 예정인 만큼 지금까지와 다르게 수수료 및 보수에 대해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파생상품시장 위축 반발에
지난해 하반기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또 다른 법안은 바로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와 관련한 '증권거래세법'이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지난해 8월 25일 조세형평의 원칙을 강조하며, 파생상품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적용시키는 내용의 '증권거래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1995년 선물거래법 제정으로 96년 5월부터 장내 파생상품 거래가 시작된 이후 다수의 파생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특히 코스피200 옵션의 거래규모가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인 것이다.
이 의원은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을 지킬 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을 이용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타당하다"며 "이를 통해 파생상품시장에서의 과열투기 현상 조절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기대 효과로 꼽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업계의 반발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이 토론회를 통해 파생상품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그리고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 사장단까지 일제히 나서 '법안 철회'를 외쳤다.
이들은 거래세 부과를 "세수 확보를 위한 시장 죽이기"라고 규정짓고 잇따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력한 반발로 맞섰다. 의원실이 "업무를 진행하기 힘들 정도로 시달렸다"고 토로할 정도로 치열했다.
결국 기획재정위원회 검토 결과 이 법안 역시 위원회의 대안으로 후퇴한 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파생상품 및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 수익증권에 대한 증권거래세 기본세율은 각각 1/10000, 5/1000로 하되 자본시장의 육성을 위해 긴급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본세율을 인하하거나 영의 세율로 할 수 있음'이라는 항목으로 변경된 것.
또 시행시기도 2012년까지는 유예기간으로 정하고 실질 적용은 2013년 이후에 탄력세율로 적용될 것으로 보여 업계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게다가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대안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지도부가 제동을 걸고 있어 증권업계 로비의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래저래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법안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