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금융기업 흔드는데 나머지도 관치 먹잇감 전락 시간문제”
[뉴스핌=한기진 기자] 관치(官治)금융이 이빨과 발톱 등 모든 것을 총동원하고 있다.
불과 5.26%의 지분을 그것도 국민연금을 통해 간접 영향권을 갖고 있을 뿐인 관가가 KB금융 경영공백 장기화 등의 악영향을 무릅쓰고 지배구조를 통째로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원 회장 내정자의 사생활까지 파헤치더니, 결국 사퇴 절벽으로 그를 몰아넣었다.
국내 최대 금융기업을 마음대로 주무르기 시작했으니, 다른 기업들은 관치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데는 시간문제라는 두려움이 금융계를 휩싸고 있다.
◆ “운전기사까지 조사” 기겁할 정도의 감독기관 조사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늘 KB금융 이사회의 긴급간담회에서 강정원 회장 내정자가 거취에 대해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간담회 목적 자체가 그의 임명을 결정할 임시주주총회 연기논의여서 이 같은 소문을 설(說)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분석이다.
관치의 수단인 조사권을 행사한 금융감독원의 행태가 무시무시할 정도여서다.
금감원은 KB금융에 대한 예비검사를 하면서 강정원 회장 내정자의 관용차량 기사까지 면담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했다.
강 회장 사생활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사권은 건전성을 평가하는 사용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차량기사를 조사한 건 사생활까지 뒤져 강 회장 내정자를 내쫓기 위한 술책”이라고 했다.
그를 낙마시키기 위한 금융당국의 움직임은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회장 선임절차에서 관료출신의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후보직을 자진사퇴하자, 강정원 행장도 ‘물러 나라였다’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회장 선임절차에서부터 강 행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른 금융계 관계자는 “모피아의 말을 듣지 않은 강 행장이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게 과제였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요구를 듣지 않자, 그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 착수한 작업이 금감원의 종합검사라는 것이다.
◆ 한국금융사, 금융사 몰락 배후엔 언제나 관치장막이
과거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나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들의 옷을 벗긴 것도 금감원의 종합검사다.
황 회장은 CDO CDS 투자실패, 김 행장은 회계기준위반이라는 경영과 관련된 사항이었다.
하지만 강정원 회장 내정자의 경우는 경영과는 전혀 무관한 사생활을 파헤치기 시작한 것이다.
아예 CEO의 중징계 사안인지에 대한 이론(異論)이 불거지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이번 KB예비검사에는 다른 금융회사 때보다 3배 이상 많은 인원을 투입했다.
예비검사기간도 통상 3~4일이던 것이 일주일로 늘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일각에서는 강정원 회장 내정자가 자진 사퇴한다면 최대주주인 외국계 자본의 집단 발발을 살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 김정태 행장이 중징계를 받았을 때도 그랬기 때문이다.
“정부가 반(反)외국자본 정서가 여전하고, 은행산업을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직후 쓰러져간 수많은 시중은행, 경영부실로 몰락한 대한투신 한국투신, 한때 LG그룹의 대표성공기업이었던 LG카드의 몰락.
그곳에는 항상 관료가 있었고, 관료의 의지대로 끌려다녔다. 그게 바로 ‘관치금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