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래미안 신화'의 주인공 이상대 부회장이 12년 만에 삼성물산을 떠난다. 이 부회장은 15일 삼성그룹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으로 전출됐다. 지난 1973년 제일합섬에 입사한 후 5년 뒤인 78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전신인 삼성종합건설에 합류한 것을 감안하면 무려 31년만에 삼성건설과의 인연의 끈을 놓은 셈이다. 이 부회장은 그룹내 건설업 파트인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으로 전보됐지만 박기석 현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이 부회장은 사실상 실질적인 경영에서는 손을 놓게된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그룹은 이날 정기 인사에서 '초고층 빌딩인 버즈두바이와 장대교량인 인천대교 등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핵심상품에 역량을 집중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來美安' 브랜드를 통한 새로운 주택문화를 선도해온 이 부회장을 엔지니어링 부회장으로 위촉해 그 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 삼성엔지니어링의 글로벌 1위 도약을 지원토록 한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올초 2006년 삼성물산 대표이사직을 맡은 후 올초 부회장까지 승진한 이상대 부회장의 사실상 퇴출은 의외인 것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이상대 부회장의 사실상 퇴출은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그룹 내 전반적인 JY(이재용)시대의 부상으로 인한 퇴출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총수 일가 퇴진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후 윤종용 부회장 등 이건희 전 회장 측근들은 모두 일선에서 물어난 상태다. 연륜이나 업무 시기 등을 볼 때 이건희 전 회장 측근에 가까운 이상대 부회장의 일선 은퇴는 불가피하다는 것.
또 다른 것으로는 올해 3분기까지 계속되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따른 사실상 면책성 퇴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올 3분기 실적을 보면 누적 매출액은 4조31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15.7% 감소한 데다 영업이익도 1912억원으로 34.5% 격감했다. 더욱이 정연주 신임 사장이 이끈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 플랜트 사업을 잇따라 수주한 것과 반대로 삼성물산은 올들어 단 한 건의 해외 수주에만 성공하는 등 전반적인 영업 침체를 보였다.
삼성물산이 가장 자랑하고 있는 버즈두바이도 공사대금에 관해 악성 루머가 퍼지면서 가까스로 준공을 마쳤으며, 최근 벌어진 두바이월드와 나크힐 모라토리엄 선언에 따른 해외 무대에서의 이미지 타격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아울러 주택사업도 리스크가 적은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에만 매달리고 있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삼성물산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게 업계에서의 지적이다.
이처럼 이상대 부회장의 삼성엔지니어링 '전보'는 두 가지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부동산시장 침체 이후 삼성물산은 리스크 적은 사업에만 몰두하는 등 '몸보신'에만 충실했다는 인상이 강했다"면서 "바뀐 정연주 사장이 건설부문의 '리딩 컴패니'로서 다시금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보여줄지에 대해 업계에서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