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무려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4대강 예산이 건설사들에게 '눈 먼 돈 먹기 게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은 최근 열린 각 공구별 보 품평회에서 잘나타났다. 지난 10월 28일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단에서 주관, 16개 공구 별로 발표한 '명품 보 품평회'에서 각 컨소시엄의 대표 건설사들이 제시한 보는 천편일률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갖고 있다.
실제로 각 건설사들이 품평회에 내논 보 디자인 계획을 살펴보면 16곳의 보들은 모두 생태공원과 친수시설, 보, 공도교, 소수력 발전소라는 요소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다. 어느 한 곳의 보도 독자적인 디자인을 갖지 못하고 기존의 댐 및 보 주변과 유사한 형태를 갖는다.
강을 가로지르는 보의 형태도 16개 보가 모두 똑같은 형태다. 한강3공구 이포보에 보 교각 주변에 원형의 담을 설치해 만든 수중광장과 낙동강 23공구 강정보에 설치된 낙락섬과 단주대를 제외한 나머지 보들은 기존 댐과 보와 차별되는 디자인 요소가 전혀 없다.
가장 기본적인 설계 컨셉도 중복되는 보도 있다. 인근에 세종대왕릉이 있는 한강 4공구 여주보와 인근에 세종시가 위치한 금강1공구 금남보의 경우 '세종대왕'으로 컨셉이 겹치고 있어 건설사들이 당초 마스터플랜을 수립함에 있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1월 들어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과 해당 지자체들이 저마다 ‘희망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사실상 사업을 개시한 상태지만 수주 건설사들의 무관심도 감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현장에 공사 관계 업무를 일임하고 있으며 전사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견건설사 중 유일하게 주관사로 선정된 ㈜한양만이 사업 수주를 대외적으로 홍보했을 뿐 여타 업체들은 사업 수주 사실을 조용히 덮고 지나가려는 듯한 모습까지 비치고 있다.
심지어 국토해양부와 4대강 살리기 추진단은 20여 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광고비를 동원, 4대강 사업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경우 여론을 문제로 조용한 사업 추진을 거론할 정도다. 이 경우 건설사들을 위해 발주한 사업이 건설사들이 스스로 묻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눈 먼 돈'을 차지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라며 "국가 역점사업으로 사업을 독려하려는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결국 자신들이 수주할 토목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복지예산을 대거 줄여가며 4대강 사업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이 속에서 상임위 강행처리까지 해가며 4대강 사업예산을 확보하려는 여당과 정부의 모습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아쉬움이 들 정도다.
물론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정책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정치권의 확실한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확실한 사업 윤곽을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건설산업을 통한 녹색 뉴딜을 주창하는 정부와 달리 ‘여론’을 이유로 사업을 대충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말 그대로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자처하는 업체들의 자세는 아닌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