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상임위별 의견 달라 통과 난항 불보듯
[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은행에 금융회사에 대한 단독조사권을 부여한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둘러싼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이하 재정위)는 ‘한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국회 법사위로 넘겼다.
이해 당사자인 금융위원회는 물론 금융회사들도 이날 통과에 대해 일제히 “유감”을 표시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또 한은측 의견을 받아들인 재정위와 다른 입장을 취해왔던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도 재정위가 법안을 통과시키자마자 전체회의를 열어 '한은법 개정 관련 입법 절차 시정 요구안'을 채택했다.
◆ 금융업계 비효율성 증가 우려 제기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은 이날 유선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한국은행에 금융기관 조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심사를 보류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공문에서 “한은법 개정안은 금융감독 조직 및 체계의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키고 혼란을 초래하며 금융기관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보다도 업계가 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중 감독’에 따른 비효율성 및 비용증가를 우려해서다.
7일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저축중앙회, 여신금융협회 6개 회장들이 일제히 긴급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반대의견을 표명한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서다.
신동규 회장은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줘 중복검사에 따른 은행들의 업무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경영 효율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크다”고 했다.
◆ 금융위기 이후 주도권 싸움
한은-재정위가 한편, 금융위-정무위-금융업계가 상대편이 돼 맞붙고 있는 이번 싸움은 금융위기 이후 감독체계개편에 대한 논의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가운데 터져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그만큼 향후 변화될 금융감독체제안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힘겨루기가 격해질 것이 불가피해서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은의 금융기관 단독조사권은 금감원이 공동조사 요구를 지체하면 한은 단독으로 조사를 할 수 있게 했다.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권한을 빼앗기는 셈이 되고, 금융기관은 한은의 검사도 받아야 하는 이중 감독에 시달려야 한다.
한은도 최종 대부자인 한은이 해당 금융기관의 실태를 알지 못하고서는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개정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금융회사의 자리를 더 차지하기 위한 싸움일 뿐”이라는 적설적인 비판도 한다.
경상대 김홍범 교수는 지난달 금융학회에서 “정책적인 판단은 중앙은행이 하고 감독수단의 선택 및 운용은 금감원이 하는 이원화된 방안이 바람직하다”며 주도권 싸움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위는 통과했지만 법사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한은법을 놓고 뚜렷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진 분위기가 그동안 국회내에 없었고, 정무위, 금융위 및 금융기관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