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이연호 기자] LG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투명 키패드를 적용한 '크리스탈폰(LG-SU960/KU9600)'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지난 2월 해외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09'에서 공개돼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으며, 지난 5월 말 해외 40개국에서 출시됐다.
국내 소비자는 6개월을 새로운 개념의 투명폰을 기다려왔던 셈인데, 정작 스펙은 해외향(LG-GD900)보다 큰 폭으로 다운돼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국내폰의 해외향 대비 스펙 다운은 제조사마다 어느 정도는 있어왔던 관행"이라며 "하지만 이번 크리스탈폰의 스펙 다운은 유래가 없을 정도의 지나친 다운그레이드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우선 가장 눈에 띄게(?) 다운그레이드된 사양으로는 해상도를 들 수 있다. 해외향의 해상도는 WVGA(480*800)인 반면, 내수용의 해상도는 WQVGA(240*400)으로 절반 수준이다. '아몰레드(AMOLED)' 채용 휴대폰이 급격히 늘어나며 '보는 휴대폰'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해상도는 DMB나 웹서핑등의 용도로는 아쉬운 감이 있는 사양이다.
내장 메모리 용량의 경우를 살펴보면, 국내향 크리스탈폰이 해외향의 10분의 1도 안 된다. 해외향은 2G의 넉넉한 용량을 제공하지만, 국내용은 189M의 용량을 제공하고 있는 것. 다만 국내용은 외장SD를 지원하고 있기에 메모리 부족을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디지털 카메라(디카) 기능의 경우도 대폭(?) 다운 그레이드 됐다. 해외향 크리스탈폰의 경우 800만화소의 AF(자동초점)지원 디카를 탑재했지만, 국내 발매 크리스탈폰의 경우 300만화소의 FF(펜포커스·포커스 고정방식)의 디카를 채택했다. 신형폰들이 대거 AF를 채용하고 있는 것을 비춰볼 때 디카기능을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눈 여겨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그외에 국내용은 해외용에 있는 와이파이(WiFi·무선랜)와 디빅스(Divx) 기능이 빠졌으며, LG전자의 신개념 3D UI(사용자 환경)인 'S클래스 UI'도 채택되지 않았다.
물론 가격은 해외 출시 제품(80만원대)이 국내 출시 제품(60만원대)보다 20만원 정도 더 비싸지만, 신개념의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운 스펙'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와 해외의 타깃 고객층이 다른 결과"라며 "국내향은 디자인을 선호하는 젊은 고객들을 위해 위젯을 강화하고 아기자기한 UI를 강조했으며, 해외향은 새로운 기술이나 프리미엄 기능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고사양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임에도 사양을 낮추며 가격을 60만원대로 내린 이유가 하반기 들어 고전하고 있는 국내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실제 LG전자는 1일 지난달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약 33만대의 제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밝힌 전월 국내 시장 규모인 149만대를 고려할 때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M/S)은 22.1% 수준이며, 이는 지난 6월 33.2%의 M/S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수치다.
'세계 최초의 투명폰'이라는 거창한 타이틀과, 신세경·빅뱅이라는 걸출한 톱스타들을 광고모델로 내세우고 대대적인 체험단까지 모집하는 등의 총력 마케팅이 다운된 스펙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LG전자는 해외향 크리스탈폰의 판매량에 대해 "전략적으로 공개가 불가하다"는 방침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