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대출 보험사 투자 등 미미한 규모에 그쳐
- "거래상대방 위험 수조 달러" 추정에 방심 자제
[뉴스핌=한기진 배규민 신상건 기자]“거래상대방 위험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대재앙을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세계경제의 몰락-달러의 위기(The Dollar Crisis)의 저자 리처드 던컨이 ‘두바이 쇼크’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익스포저(위험노출)가 적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충격은 없다”는 거의 일치된 반응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권혁세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관련 익스포저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그간 주요국 대비 금융시장과 실물경기가 상대적 호조세였다”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 여신규모 적고 기업 피해없어 충격 없어
실제 두바이 관련 국내 금융기관의 익스포저는 8800만달러다.
두바이월드에 대한 직접 익스포저 조차도 3170만달러에 그친다.
그나마 우리금융이 공여한 신용은 국내업체 여신이 대부분인데다 담보를 뺀 순수 위험노출 규모가 고작 200억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하나 부실난 수준에 불과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가 7.1% 하락했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6.2조원이 감소한 건 무시 못할 충격의 흔적이다.
두바이 쇼크의 파장이 유럽 금융권의 금융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조선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흘렀던 결과다.
조선업에 많은 대출을 제공한 은행들에 피해를 예상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
우리나라 전체 선박수주 잔액(약 1600억달러)의 약 70%가 유럽지역 발주물량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조선업체(선박수주 상위 40개사)에 대한 총 신용공여는 약 38.6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 RG(선수금환급보증)일 것으로 추정되고 주석기재 익스포져를 제외한 순수 대출 및 유가증권은 총 1.6조원에 지나지 않는다.
또 중소형사를 대상으로 발급된 RG는 대부분 서울보증보험과 수출보험공사의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의 두바이 익스포저는 여신 부문이 약 100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기업들의 피해가 없어서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두바이에 직간접적 익스포저 규모가 작은데다, 두바이 쇼크의 당사자로 보이는 유럽 금융권이 부실해도 국내 조선업 위축 → 국내 은행 피해 같은 사건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정리되는 셈이다.
◆ 보험권 투자 문제될 것 없어
보험업계의 반응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정리된다.
현재 두바이와 관련 보험권에서는 코리안리와 서울보증보험 사무소가 진출해 있는 상태며 두바이 우보하 오피스빌딩 개발 및 차입 프로젝트와 관련한 펀드에 금호생명과 현대해상이 투자하고 있다.
사무소의 경우 시장 조사 차원으로 담보하고 있는 계약도 없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코리안리측은 “해외에서 금융성 보증보험을 인수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 중동 지역에서 수재하는 보험은 재물보험과 기술보험만을 인수 중”이라며 “두바이 사무소도 현지 법인으로 영업이 불가능해 간접적인 익스포저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두바이 펀드 관련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펀드에 투자한 보험사 관계자는 “두바이 건은 시공사에게 대출을 해줘 이익을 취하는 형태가 아니라 펀드 개념이기 때문에 위험은 없다”며 “공사대금도 완료가 된 상황이기에 이에 따른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 창립 4주년 기념 국제투자컨퍼런스를 위해 1일 방한한 리처드 던컨은 “두바이월드의 채무가 600억달러로 이정도 규모에서 손실이 우려될 것이라고 지금은 예상하지만, 잠재적으로는 수조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간 거래상대방위험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두바이 사태가 꼬리위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꼬리위험이란 커다란 사건이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이고 연쇄적으로 자산가치에 영향을 주는 위험을 말한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계 내부에서도 마냥 안심만 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