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의 속도가 뚜렷하다거나 향후 경기가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점은 지난 10월과 유사했지만 4/4분기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해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는 한풀 꺾인 듯한 인상을 줬다.
12일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 겸 금통위 의장은 11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은 저금리를 유지하는 데서 얻는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다"며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태 총재는 2/4분기와 3/4분기의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것을 인정하면서도 "상당부분 재정정책의 효과와 재고조정에 따른 것"이라며 일과성을 강조, 경기회복에 대한 섣부른 낙관적 기대를 경계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는 기업들의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로 실제 수요보다 많이 위축됐었고, 2/4분기 3/4분기에는 재고를 줄이는 속도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성태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이 너무 많이 내려가고 너무 많이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 이성태 총재, 경기 급회복 지속성 불확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세가 4/4분기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우리나라가 경제 촉진대책을 다른 나라들보다 빨리 쓴 데다 그 규모도 커서 효과를 본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선진국들이 내년까지도 그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그 효과의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성태 총재는 "우리 경제가 4/4분기에도 전분기비 플러스(+) 성장은 이어가겠지만 큰 플러스는 아닐 것"이라며 "금리인상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확대 재정지출 효과가 약화되면서 민간 부문이 어느 정도 뒤를 받쳐주느냐, 수출호조가 연말은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인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준금리를 언젠가는 정상화해야는데 그 시기가 언제일까는 세계경제나 국내 민간수요, 수출 등을 봐가면서 저금리의 부작용인 물가상승, 자산가격 상승 염려 등을 고려해 정책을 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연간 플러스(+) 성장 가능성: 경상흑자 내년 급감
그러나 우리 경제의 연간 경제성장률의 플러스(+) 전환에 대해서는 다소 개선된 시각을 보였다.
이 총재는 이날 연간 성장률의 플러스 전환에 관한 질문에 대해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긍정도, 부정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미있는 플러스 성장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소폭의 전환은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GDP 기준)이 전분기비 2.9%의 '깜짝 성장'을 보인 이후 4/4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보여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간으로 미약하지만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 10월 15일 열린 한국은행의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 -1~0% 수준의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경제예측방법상 기술적으로 3분기 이동평균을 활용할 경우 올해 연간 성장률을 예측할 때 내년 1/4분기 성장이 중요한데, 향후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경기 회복의 흐름이 크게 꺾이지 않고 현재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간 플러스 성장 자체가 과연 의미가 있느냐,, 향후 지속 가능한가 하는 논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3% 가까운 극도의 경기침체가 예상된 상황에서 플러스가 된다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는 없다.
아울러 이 총재는 올해 경상수지가 "4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내년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가 회복되면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어느정도 살아날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상품 및 서비스 수입이 증가할 것이므로 이성태 총재의 "내년 경상수지 흑자 대폭 감소" 발언은 플러스 성장세 지속을 내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환율 급격한 하락세 우려, 신종플루도 주시
아울러 이성태 총재는 환율의 급변동, 특히 환율 방향성의 급격한 하락세 전환에 대해 우려를 보였다.
이 총재는 "환율 변동폭이 지난 1년 동안 상당히 컸다"며 "지난 3월 이후 방향이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해 물가변동의 요소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환율의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라며 "환율이 단기간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통화정책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며 환율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해소한 것이 환율의 급격한 하락 때문이었다는 점을 지난 국정감사 때 언급한 바 있다.
국내 금융권의 해외 외화조달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외국인 주식 채권 등 투자자금의 급유입과, 수입 부진 속 수출 회복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등 수급이 급격한 환율 하락을 불렀다.
환율 하락 과정에서 물가 안정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이와 더불어 금리인상이 여지를 줄이는 가운데, 금리인상을 할 경우 추가 환율하락을 불러 올 가능성이 있다.
또 급격한 환율 하락은 경기회복세가 완연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수출 경쟁력을 훼손하고 원화 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 축소로 나타나 경기 회복의 최대 복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성태 총재는 겨울철 들어서면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신종플루가 경기에 미칠 불확실성에 대한 염려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성태 총재는 "만일 최근 한 2~3주 정도처럼 빨리 퍼져나가고 금년 겨울 내내 지속되면 (우리경제에) 상당히 의미있는 충격이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