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에 법적조치 대비 조사 지시
- 황영기 회장의 대응여부가 관건일 듯
[뉴스핌=한기진 기자]예보가 황영기 KB금융 회장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면서, 손해배상소송 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금보험위원회가 25일 이른 시간인 아침 7시에 개최됐음에도 9시가 넘어서 끝난 이유도, 추가 대응에 대한 논의가 위원들 사이에 크게 벌어진 탓으로 소송제기 가능성이 당초보다는 누그러진 분위기다.
예보는 그간 절차적상 손해배상청구는 밟아야 하는 ‘수순’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날 이재호 이사는 “시장이나 당사자에 대한 영향이 커 위원들 사이에 논의가 많았다”면서 “소송에는 증거확보와 법률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황영기 회장 사퇴에 제재수위 낮춰
예보가 이날 우리은행에 대한 경영목표 MOU평가 결과를 공개한 건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공개불가의 관례를 깬 첫 사례다.
그만큼 주위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속속들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이다.
또 예보가 금융기관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부실화된 금융기관의 경영개선을 앞당기도록 유도하고 지도하는 공사라는 점을 부각시키고도 싶어했다.
하지만 제재결정이 늦춰진 게 ‘신임사장 취임에 따른 물리적 한계’ → ‘금융감독원의 우리은행 종합검사’ → ‘금융위원회의 제재결정’ 등 이유가 새로 생길 때마다 연기된 점은 예보로서도 뒷북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심의위원회가 개최된 것도 황영기 회장이 23일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결정된 것으로 그간 강경했던 입장도 다소 누그러졌다.
특히 줄곧 ‘해임’을 고수했던 제재수위가 ‘직무정지’로 낮아진 것도 황 회장의 사퇴가 고려됐다.
황 회장이 사임한 날인 23일 예보 관계자는 “황 회장이 직접 사의를 표명한 만큼 참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황 회장 전면전 나설지 주목하는 듯
예보는 막상 제재결정은 했지만, 손해배상소송 제기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시장에 잘못 신호를 줘, 금융회사들의 경영활동에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예보위에서 위원들도 이점 때문에 활발한 논의를 벌어야 했다.
일단 예보는 우리은행의 지주사인 우리금융에 손해배상소송에 대비한 조사를 할 것으로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우리금융의 보고를 받고 예보 이승우 사장이 검토해 소송여부를 최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호 이사는 “점검결과 투자과정에 고의적인 조작이 있었는지 단순 실수였는지에 따라 민사가 될지 형사소송이 될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법적대응은 당사자인 우리금융이 하는데 이를 위해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보가 이처럼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임을 밝힌 황영기 회장의 어떤 대응에 나설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이 법적 대응으로 전면전에 나선다면, 이에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서 승소 확률을 높이겠다는 판단인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황 회장이 법적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충분히 대응할 여력도 있다”며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손해배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고, 황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실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