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 같은 충격을 우려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받아들였다.
2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의원회(FOMC)는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고 정책성명서를 통해 "시장의 원만한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매입 속도를 점진적으로 느리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서에서 연준은 사실 매입 프로그램을 내년 1/4분기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유동성 공급을 위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과 기관 채권 매입을 서서히 줄이면서 당초 예정된 올해 말이 아니라 내년 1/4분기에 마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충분히 세심하게 조율된 이런 성명서의 내용은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르게 해석됐다. "아, 갑자기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큰 충격이 발생하는구나", 나아가 "갑자기는 아니라고 해도 매입 프로그램이 완전히 중단되면 어떤 식이든 큰 반향이 있겠구나"하는 판단이 제기된 것.
금리동결과 매입 만기 연장 소식에 일시 상승 폭을 확대하던 미국 증시는 결국 약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를 마감했다. 또 성명서 발표 직후 재무증권 수익률은 반락했으나, 마감 시간으로 가면서 그 낙폭은 줄어버렸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자 기사에서 "극심한 위기 발생 이후 연준의 사실상 '제로(0%)' 금리정책과 막대한 자산매입(이른바 '신용완화') 정책이 주식과 채권시장은 물론 경제와 금융시장의 회복에 막대한 역할을 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이 프로그램이 완전히 종료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연준의 모기지담보부증권 순매입 규모는 8500억 달러 수준으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주요 정부 모기지업체가 발행한 이들 증권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들 모기지업체가 올해 실시된 거의 모든 모기지를 매입했기 때문에, 사실 연준은 미국 내에서 발생한 주택담보대출을 대부분 인수한 셈이다. 이것이 주택가격 하락 속도를 억제했고 재융자 바람을 통해 다수 가계의 소비지출 능력을 부양해왔던 셈.
하지만 이들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당장 큰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연준은 그 만기를 내년 1/4분기로 일단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 모기지인수 업체는 연준에 비해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고 이에 따라 모기지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현재 10년물 재무증권 대비 0.9%포인트인 모기지증권 가산금리가 약 1.15%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이 정도는 별로 크게 보이지 않지만, 아직 시장이 어느 부분까지 영향을 받을 것인지 불확실성이 있고, 당연히 모기지금리 상승은 아직 불안정한 주택시장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연준이 비록 회사채를 직매입하지는 않았지만, 모기지와 재무증권을 매입한 영향으로 이 시장도 급격하게 회복한 바 있기 때문에 향후 영향이 예상된다.
그 동안 연준이 모기지와 재무증권 수익률을 도저히 매입할 수 없을 정도로 낮추자 민간투자자들이 회사채를 적극 매수한 바 있다. 바클레이즈캐피탈에 따르면, 투자적격등급 업체가 올들어 발행한 채권은 모두 8200억 달러에 달해 이전 3년간 발행된 것을 모두 합친 규모였다.
연준의 매입 프로그램 철수로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회사채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연준은 민간 투자자들이 동요하면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만기를 다시 연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감안한 듯 이번 FOMC 성명서는 "경제 전망과 금융시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전체적인 증권매입의 시기와 규모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이것도 금융시장이 따라줘야 한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연준의 '화폐 찍어내기'에 대해 경고를 해왔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