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파산이후 1년동안 미국 경제를 이끌어 온 연준과 정부는 과연 금융위기라는 '재양'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
이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중앙은행의 가장 큰 공헌은 사면초가에 빠진 금융기관과 시장에 정부에 대한 신뢰를 심어줬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와 연준의 이같은 노력은 금융권의 신뢰가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붕괴되는 것을 막았으며, 은행 관료들과 정부가 고갈된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는 동안 신용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재무부는 머니마켓펀드(MMF)를 보호하려 노력했으며 연준은 은행들과 시장을 우회해 신용경색 상태의 기업에 대출을 제공했다.
이후 정부는 은행들의 동시다발적인 위축을 막기위해 연준 자금을 이용해 거의 모든 은행들의 신규 대출을 보증해줬다.
여기에 재무부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대형 은행들이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리먼 판산은 막을 수 없었나?
1년전 이 시점에서 벤 버냉키와 헨리 폴슨이 리먼의 파산을 막을 수 있었는지 아니면 막아야했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년간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버냉키와 폴슨은 당시 리먼은 연준의 대출을 담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망가진 상태였다고 밝혔지만, 이들의 비판론자들은 의지만 있었다면 방법을 강구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WSJ가 36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리먼의 위기에 대해 법률적으로 무력했다고 주장한 버냉키와 폴슨의 주장에 대해 3대 1의 비율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먼의 파산으로 불신이 커지면서 은행들간에도 대출을 꺼리기 시작했다. 리먼 파산 1주일 후 연준과 재무부는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에 구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폴슨과 버냉키는 의회에 7000억 달러의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며, 은행에 직접 자금을 주입하는 대신 부실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요청과 함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거의 모든 은행의 신규 부채를 정부가 보증하는 안을 승인했다.
정부 안팎의 컨세서스는 이같은 조치가 없었다면 침체국면이 더 깊어졌을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반대 시각도 있다. 스탠포드대 존 테일러 이코노미스트는 리먼의 파산이 확실히 '쇼크'였지만 그가 관찰한 바로는 금융시장이 바로 패닉상태에 빠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먼 파산 자체보다는 정부의 반응이 시장에 충격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테일러는 "버냉키와 폴슨은 의회에서 '만일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혹은 조치를 취한다 해도 대공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내가 생각하기에 이같은 발언이 시장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버냉키는 "강력하고 이례적인 정책 대응으로 글로벌 금융권의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이같은 주장을 무시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다양한 통화정책과 부양책이 현재 경기를 부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
심지어 배어스탠스와 리먼, AIG에 대한 연준의 대응을 비판하는 측에서도 이같은 조치가 취해진 후, 글로벌 금융권에 댜한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모습이다.
단지 은행들만의 구제는 아니다
지난해 9월, 미국 고위관료들이 리먼 파산의 여파에 대해 주시하고 있을 때, 그들은 리먼의 단기 차용증을 보유한 머니마켓펀드(MMF)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당시 오리지널 MMF는 630억 규모의 리저브프라이머리펀드(Reserve Primary Fund)였다.
리먼으로 인한 손실 공개로 펀드 단위당 순자산 가치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전에 투자자들은 이미 펀드로부터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파산 하루가 지나면서 펀드 투자자들은 약 246억 달러를 회수했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들에게 지불되어야 했던 금액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은행 예금은 FDIC로 부터 보증을 받을 수 있지만 MMF는 그렇지 않았다. 또한 당시 재무부는 달러 안정화를 위한 소규모의 지원자금만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문제는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과 신뢰 상실만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미국 기업들은 기업어음을 통해 단기자금을 MMF에서 조달해 왔다. MMF는 가계 저축과 기업 대출을 담당하는 금융권과 동등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MMF는 은행들과는 다르게 충격을 흡수할만한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에 재무부가 예금자들을 보호하는 한편, 연준은 기업 대출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였다. 연준은 은행들에게 기업어음(CP)를 매입할 수 있도록 돈줄을 풀었다.
리먼 파산 2주일 후 연준은 CP시장에 1500억 달러 규모를 지원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자금 대출을 지원할 정도로 충분한 규모는 아니었다. 몇주 뒤 연준은 직접 기업들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해 1월까지 연준은 약 3500억 달러를 지원했다.
연준의 이같은 MMF 지원 프로그램은 이번달 종료될 예정이다. 현재 연준의 CP 대출 규모는 460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이다.
은행 지원
MMF에 대한 연준과 재무부의 지원은 필요한 수순이었지만, 당시 상황을 호전시킬 만큼 충분한 조치는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재무부가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매입하겠다는 발표로 금융 시스템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버냉키와 폴슨, 가이트너는 1250억 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을 제시했다.
당시 공화당은 이같은 움직임에 반대하며 은행들의 주식을 직접 매입한는 등 TARP를 두고 한동안 논란이 계속됐다.
하지만 TARP가 은행들의 신뢰를 개선시켰으며 정부가 리먼과 같은 사태를 다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시장에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은행들의 신규 부채 규모는 1126억 달러였지만 올해 8월 50억 달러로 줄어든 모습이다.
TARP가 비록 은행 시스템을 회복시키지는 못했어도 최소한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버냉키와 폴슨의 의도가 바로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는 해석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지난 2월 가이트너는 19개 대형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을 시험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 후 금융시장은 몇주간 불확실성으로 인해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금융기관을 국유화한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해야되는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한때 재무부와 연준이 '배드뱅크'를 가려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얼마 지난지 않아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같은 은행들 역시 침체를 견뎌낼 만큼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재무분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역으로 테스트를 통해 재무상태가 건전한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을 가려낼 수 있다는 의도였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약 800억 달러의 자본을 보강한 GMAC 파이낸셜은 테스트 직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지금은 당시 주가 수준에서 60% 급등한 상태로 회복됐다.
스트레스 테스트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재무부의 자금지원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