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오래된 농담 중 하나다. "주가를 맞추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하지만 천형처럼 주가를 예상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설득해 투자를 유도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스트레티지스트, 애널리스트 이들이다.
이들은 고액연봉을 받는 전문직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업무량과 스트레스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주가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을 때 그를 향해 쏟아지는 눈총은 무엇으로도 피할 수 없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부터 촉발돼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거쳐 전세계 경제 위기로 확산된 상황에서 전세계 주식시장은 말그대로 폭탄을 맞은 것처럼 급락했다.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도 물론 이런 흐름을 따라 비관론을 앞다퉈 내놓았다. 주가가 오른다고 말하면 이상한 취급을 당하는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불과 1년도 안돼 상황이 바뀌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이 와중에 곤란해진 사람들이 소위 '신중론자'로 불리는 이들이다. 신중론자들은 시장상황에 따라 비관론자라는 틀에 갇히기도 한다. 이들 중 몇몇은 벌써 '반성문'을 쓰고 변신(?)하기도했다.
A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조지훈의 시 낙화(落花)의 첫 구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를 인용하기도했다. "과열부담을 경계했지만 결과적으로 리스크에 집착한 것이 됐다"며 "좀더 유연한 사고가 필요했다"는 고백이었다.
또 한명의 대표적인 신중론 혹 비관론자는 자신이 2가지를 잘못봤다고 털어놨다.
첫째, 세계 각국 정부의 공조가 예상 외로 잘됐다는 것. 중국이 미 국채를 계속 사들였고, 중동국가들은 원유값을 올리지 않았다는 게 대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공조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았고, 경기 회복과 주가 상승이 빨랐다는 것.
둘째, 국내외 대표 기업들의 실적 또한 예상외로 좋았다는 것. 위기로 인해 원자재값이 하락하고, 기업들의 재료비가 낮아져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승자 독식'의 시장 환경을 누릴 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시각을 꺾지 않았다. 여전히 의심스런 부분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정부들간의 공조가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 정부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회복세가 이어질지, 기업들의 꽃놀이패가 계속될지 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미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오버슈팅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겠지만…"이라며 긴 여운을 남겼다.
주식시장 격언 중 "모두가 한 방향을 볼때가 정점"이라는 것도 있다. 역설적으로 '비관론자'가 살아있어 주식시장은 활기를 잃지 않는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