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이 야심차게 뛰어든 소주시장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깊은 시름에 빠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주시장 진출 이후 롯데의 텃밭이라는 부산에서도 점유율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유통공룡'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롯데주류는 지난 3월 소주시장에 뛰어든 지 반년이 지났지만 예상과 달리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전국 점유율이 12.6%로 인수전 두산주류BG 때인 지난 2월 12.4%에 비해 단 0.2%P 올랐을 뿐이다. 여기에 수도권에서 점유율은 추락세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21.7%에서 7월에는 20.5%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 평가는 이르다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 이미지가 타 지역보다 월등하게 높은 부산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산에서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점유율은 지난 7월 현재 고작 2.1%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대선주조의 지난 6월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은 74.3%, 진로가 6.8%, 롯데주류 2.1%로 나타났다.
부산은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연고지로, 롯데가 소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곳이다. 공격적인 마켓팅에 나섰지만 단 2%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단적으로 롯데주류는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의 유니폼에 '처음처럼' 로고를 새겨 넣었다. 여기에 사직구장에서 기존 무학소주 광고판을 떼고 그 자리에 '처음처럼' 광고판으로 대체하는 등 부산지역에 '처음처럼' 판촉비만도 무려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지난달 롯데는 처음처럼을 부산지역 홍보에 안간힘을 썼다. '처음처럼 사랑의 1004운동'을 통해 적립된 1004만원을 부산시에 기탁했다. 부산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처음처럼' 홍보옷을 입은 사람들이 부산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했고 사직구장에 무학 광고판을 처음처럼 광고판으로 바꿨다.
하지만 대선주조의 오랜 영역이었던 부산시장의 공략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부산에서 대표소주로 부산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영화 '해운대'에 대선주조가 PPL로 참여해 롯데주류의 프로모션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결국 롯데는 텃밭인 부산지역 소주시장의 평균 점유율 70% 이상을 자랑하는 부동의 1위 '대선주조'와 경남에 연고를 둔 '무학소주'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 시민들의 소주시장에 대한 롯데의 이미지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지난 2004년 당시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현 롯데우유) 회장이 대선주조를 인수했다가 매각하는 과정에서 무려 2500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겨 부신 시민들의 소주에 있어서는 '롯데'를 반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가 공격적으로 나선 부산지역의 경우 '처음처럼' 시장 점유율은 2%대에 머물고 있다"며 "한 달 판매금액은 3~4억 원에 그치는데 마케팅 비용은 이보다 수억 원을 더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2% 시장점유율 어떻게 높일까
이때문일까. 신격호 회장은 빠른 시일내에 타 지역보다 부산 지역에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롯데주류는 16.8도의 신제품 '처음처럼 마일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부산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 부산지역에선 16도대의 소주는 이미 대선주조와 무학소주가 16도대의 초저도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부산과 경남을 근거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도주로 젊은층과 여성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선주조는 지난 4월 출시한 16.7도의 초저도주 '봄봄'이 무학소주는 또한 16.9도의 '좋은데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는 "롯데주류의 경우 인수는 1월에 했는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게 3월"이라며 "2/4분기에 예단하기는 좀 이르다. 1년정도 지켜봐야 할 것"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특히 "롯데주류가 인수한 처음처럼이 부산시장에서 특히 시민들의 입맛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 선보일 소주인 처음처럼 마일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추락한 신격호 회장의 자존심을 롯데주류가 어떻게 만회해 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