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기업 총수들의 어깨는 무겁다. 기업의 이윤창출과 함께 국가 경제 발전에도 견인차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풍파를 잘 헤쳐나가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때문일까. 총수들이 특별히 역점을 두는 경영현안은 전사차원에서도 그만큼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다. 이른바 총수의 경영 전략 부서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직이라는 것이 어느 한 곳에 편중될리 없지만 그래도 총수들이 역점을 두고 신경쓰는 경영현안에 아무래도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의 상생 전략
삼성전자에는 상생협력 전담 조직이 있다. 이건희 전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등이 삼성특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윤우 부회장이 취임과 함께 신설한 조직이다.

이 부회장이 상생협력실을 운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해야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인 원하청 부분을 개선해 동반자적 시너지를 발휘할 때 진정한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 부회장은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진정한 초일류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상생 경영을 적극 실천해야겠다"면서 "협력업체와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성장의 파트너십을 확고히 해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이 부회장의 방침에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된 사항은 협력사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다. 체계적인 의견 수렴을 위한 기반구축의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VOC전담인력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 외에도 콜센터와 이메일 접수시스템을 구축해 상시적인 의견 청취와 상담을 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1300여개 협력사(자회사 협력사 포함)와 '하도급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서로 믿고 함께 발전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강화했다.
심지어 각 분야의 전 임원들로 구성된 컨설팅단을 만들어 협력사의 경쟁력 높이기에 맞춤형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진정한 상생협력이 기존 파이를 나누는 상생이 아닌 서로의 파이를 키우는 상생이라는 방향 설정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소기업간 협력을 강화해 한국적 사회·문화·경제 환경 하에서 지속가능한 상생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쟁 체제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라는 전제하에 협력업체와 원가절감, 스피드 제고는 물론 신제품, 신사업 발굴까지 함께 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품질 전략
현대·기아차그룹은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을 전사적인 기업문화로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신뢰받을 수 있는 좋은 차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숙제를 늘 안고 가야하는만큼 오너의 전략은 기업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는 것은 바로 '품질'이다. 이런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핵심부서는 바로 '현대기아품질총괄본부'다.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들의 품질교육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현대·기아차의 품질문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품질경영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그룹 품질총괄본부의 글로벌 품질상황실은 세계 200여 개 국가에서 현대·기아차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풀가동되고 있다. 전세계 다양한 조건에서 발생하는 품질 및 정비 문제점들을 종합 분석해 관리하자면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이미 이곳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품질정보는 전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구축된 상태다. 때문에 글로벌 품질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다.
품질상황실 업무 절차는 철저한 현장중심 체제다. 딜러 정비업체에서 품질문제를 발견하면 대리점 법인이 이 문제를 글로벌 품질상황실로 통보하는데 이때 등록된 품질문제는 생산국가별로 자동분류되고 품질상황실은 품질개선을 위한 상세정보를 수집한다.
발생된 품질문제는 유관 부서에 즉각 통보된다.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개선을 통해 회신한 처리내용은 신속하게 문제를 제기한 대리점으로 통보된다. 품질문제제기-개선-통보의 각 단계별 진행상황 역시 실시간 모니티링이 가능하다.
품질총괄본부는 이밖에도 임직원 및 협력회사 직원들의 품질의식 향상을 위해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선진 자동차 품질 우수 시스템과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선진품질교육 등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품질에 대해 생산부터 A/S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대처하기 위해 24시간 상시가동 체제를 갖췄다"면서 "품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 않는 신뢰의 기본이라는 믿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고객가치 전략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그룹 내부에 '고객가치'에 대한 주문을 수년전부터 계속하고 있다. 구 회장이 고객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기업 존재의 핵심이 고객이고, 고객 중심의 생각과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성공하는 기업의 필수적인 요건'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구 회장의 고객가치를 실천하는 모습은 LG그룹 곳곳에서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주력 계열사 LG전자의 고객 인사이트(Insight: 통찰) 마케팅 조직이다. 인사이트 마케팅은 고객이 표현하지 않은 욕구를 통찰해 제품에 반영해 내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내재된 고객의 욕구를 발견해 이를 먼저 발굴하고 전달해 제품화하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 인사이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에 인사이트를 반영해 상품기획 및 제품 개발 단계의 시발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휴대폰을 자주 떨어뜨린다', '주머니에 넣으니 볼록해져 보기 싫다' 등의 정보가 있다고 한다면 이러한 정보들을 모아 '통화하는 시간보다 가지고 다니는 시간이 더 많다'라는 추론을 끌어낸다. 그리고 디자인 방향을 들고 다니기 편한 쪽으로 바꿔보자는 제안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초콜렛폰과 와인폰, 뷰티폰 등이다. 최근에는 출시 5개월만에 2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쿠키폰이 또하나의 텐밀리언셀러를 향해 가고 있다.
모두가 고객의 목소리와 욕구를 제품에 반영해 폭발적 인기를 누리며 글로벌 히트 모델의 반열에 올려놓은 인사이트 마케팅의 결과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에서 추진하는 목표는 "일부 전략제품에 적용했던 철저한 '고객 인사이트' 분석작업을 향후 전 제품의 개발과정에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라며 "입을 열지 않는 고객들의 욕구를 제품에 반영해서 출시할 때, 고객들이 우리의 제품을 보고 '맞아'의 끄덕거림을 얻어 낼 수 있다면 미래의 잠재 고객이 내일의 우리 주요 고객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