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MA 도전에 주가 올라 예금유출 부채질
- 채권금리 자극해 소비자에 비용전가 뻔해
[뉴스핌=한기진 기자]정기예금 약 20조원에 대한 만기가 돌아와 이를 둘러싼 공방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공방전이 치열할수록 소비자인 가계 및 기업들이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0월 금융위기로 돈이 부족해진 은행들이 6%대의 고금리로 끌어들였던 예금이 만족스럽지 못한 금리수준, 증권사의 CMA의 도전, 경기회복 기대감까지 가미돼 탈출조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예금금리인상과 같은 적극적 대응에 나서면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것으로 보이고, CD금리도 떨어지기 어려워 대출금리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 2월~6월 사이 정기예금 이미 7조원 감소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6%대의 금리로 20조원에 달하는 예금을 끌어들인 건 지난해 1월과 10월 두 차례다.
지난해 초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자, 시장금리는 6%에 도달했고 불안해진 투자자는 ‘믿을만한 건 역시 은행’이라는 신뢰를 갖고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두번째는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해 10월로 은행채,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고 은행들은 돈이 부족한 신용경색이 펼쳐지자 고금리의 정기예금이 등장, 돈이 몰렸다.
대부분 1년 만기였고, 집중만기는 올 초에 처음으로 도래했다. 이 때만해도 경기불안 전망이 많아 다시 은행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없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고금리의 정기예금들의 리프라이싱(re-pricing)이 안정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지금은 시장을 빨리 읽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모습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경기회복기대감이 커졌고 증권사들은 사활을 걸고 CMA 공략을 하고 있고 코스피 지수는 1600을 향해 뛰고 있어서다.
이미 지난 2월 대비 6월 정기예금 잔액은 7조원이 줄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3.5% 수준으로 올랐지만, 경험상 3%대의 금리는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저금리 시대였던 2005년과 2006년 당시 정기예금금리가 3.5%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이 때 시중자금은 은행을 빠져나와 주식과 부동산시장으로 이동했다.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을 만족시켜주지 못해서다.
SK증권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 부동산가격상승,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이 예전보다 상당히 상승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CMA의 공세도 은행을 긴장케 한다. 4% 수익률을 제시하며 벌떼작전수준의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작년 11월 29조원이었던 잔액이 최근 40조원을 넘었다.
◆ 은행들 수성전략 ‘금리 야금야금 인상’
이에 따라 은행들은 정기예금금리를 4%대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의 요구수익률도 맞춰야 하고, 출구전략개시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시장의 전망으로 유동성관리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미 금리를 조금씩 올리면서 예금 재유치를 시작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달 12일부터 2년만기 연 5.0%, 3년 만기는 연 5.5%의 정기예금상품을 6영업일만에 10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외환은행은 본부우대금리를 19일 기준 6월말 대비 0.45% 포인트 상향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우리은행과 신한지주의 신한은행도 예금 재유치를 위해 금리인상이나 특판을 고려하고 있다.
◆ 대출금리 상승에다 은행비용 상승폭 전가 불보듯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은행들이 또 다른 조달처인 CD와 은행채를 적극 활용해 금리인상전에 유동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내려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는 예대율회복을 위해 은행채와 CD발행을 자제하고 있지만, 18일 CD금리는 2.49%에 이르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염상훈 애널리스트는 “예금금리가 더 오른다고 가정하면 자금운용처가 현재 금리수준에서 마땅치 않다”며 “역사적으로 국고채와 통안채 1년물 금리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아 단기물 금리가 쉽게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CD금리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의 금리가 지금처럼 상승하는 추이가 계속 유지돼 소비자의 부담이 늘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상승분도 전가시켜 소비자가 겪는 부담은 이중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우리나라 기업부문 부실에 대한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기업의 단기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상장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낼 수 없는 업체가 4개 늘어나고 단기 차입금 가운데 1360억원이 추가로 부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